"정우성 선배와의 비교, 긴장 늦출 수 없는 자극제 됐죠"
배우 김범(23)은 지난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 속 멋진 캐릭터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드림'과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 출연했건만 '꽃남'의 이미지는 벗지 못했다. 2006년 KBS 2TV '서바이벌 스타오디션'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바로 떼어냈는데, '꽃남'은 뛰어넘기 너무 큰 '장벽'과 같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최근 끝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 속 김범은 연기적으로 완벽하게 자신의 기존 캐릭터를 벗어났다.
김범은 양강칠(정우성)의 감방 동기이자 '수호천사' 이국수를 연기, 이제부터 김범이 맡을 연기를 "'꽃남'의 소이정이 아니라, '빠담빠담'의 이국수와 비교해야 한다"는 평가를 내리게 만들었다. 언제나 강칠 옆을 지키고, 친형 이상으로 강칠을 사랑한 인물이다.
2011년 여름부터 시작해 마지막 촬영일인 2012년 1월 31일까지. 김범은 신세계를 경험했다. 국수의 감정과 몸동작 하나하나를 알려준 정우성에게 많이 배우며 의지했다. 일종의 멘토와 멘티 관계다.
"혼자 집에서 2, 3시간 대본을 보며 연습을 하는 것보다 우성이 형이 5~10분 이야기해 주는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어떤 신에 빠져서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고민할 때면 형이 먼저 와서 '너 이 신으로 고민하고 있지? 이렇게 해봐'라고 하는데 그게 충격적이기도 하고, 너무 고맙기도 했죠. 후배를 챙겨주는 배려와 인간적으로 따뜻한 마음씨 등을 보면서 너무 멋있는 형이라고 느꼈어요. '나도 나이가 들어 이런 선배가 돼야지'라고 다짐했죠."(웃음)
김범은 촬영이 끝났음에도 여전히 정우성과 연락하며 조언을 듣고 이야기도 나눈다고 친분을 과시했다. 물론 정우성뿐 아니라 한지민, 노희경 작가, 김태규 PD 등도 그가 부족한 부분을 알려줘 "많이 배웠고, 의지를 많이 했다"고 기억했다.
"예전에는 작품이 끝나기 전에 바로 다른 작품에 들어가서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를 하기 전 1년여 동안 휴식을 한 것도 많이 도움이 됐죠. 또 어디로 달려가야 하는지 방향을 잡을 수 있는 한 걸음이 된 것 같아서 무척 좋아요."
김범은 "솔직히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됐고, 부담도 됐지만 오랜만에 나온 드라마 촬영 현장은 신났다"고 회상했다. 작품도 좋았고, 제작진과 배우 모두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 현장 분위기는 '거침없이 하이킥'과 '꽃보다 남자' 속 김범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줬다.
그는 외적으로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날렵해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단다. 살을 빼면 극 중 인물이 더 설득력 있고, 호소력 강한 인물로 보일 것 같아서였다. 11㎏을 빼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상반신을 드러내는 노출신이 많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욕심이 작용했다"는 것도 부인하지 않으며 웃었다.
충분히 멋진 외모와 신체 근육으로 남자다움을 자랑했다는 평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를 정우성과 비교하고 부족하다고 낮추기도 했다. 김범은 처음에는 그 반응이 아쉬웠지만 이제는 개의치 않는다.
"1, 2회가 방송된 뒤, 주위에서 운동한 사람 얼굴이 아니라 도와주고 싶은 사람 같다고 하더라고요. 딴에는 몸이 좋은 것 같은데 정우성 선배 옆에만 서면 작은 아이가 된 것 같기도 했어요.(웃음) 지금은 잘 먹어서 체중이 늘었고, 평소보다 6㎏ 정도 감량된 상태예요. 하지만 선배와 비교되는 게 불이익이 아니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자극제였다고 할 수 있죠."
논리정연하게 솔직하고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김범은 사랑에 대한 감정도 솔직하다.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하고 뭔가를 지키고 싶어했던 적이 몇 차례 있었다"는 그는 "배우한테 사랑의 감정은 중요하니 앞으로도 깊은 사랑을 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사랑이 혼자서 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작품에 들어가기 전 사랑의 감정을 느껴보고 싶었는데 쉬는 동안에는 그런 상대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웃었다.
'빠담빠담'을 통해서라도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싶었지만 멜로 신이 없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눈치다. 김범은 "절절한 멜로나 달콤한 사랑 이야기에 참여할 때가 올 것"이라며 "인연이 되는 캐릭터를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언젠가는 인간의 양면성을 흑과 백처럼 제대로 보일 수 있는 역할에 꼭 도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매번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김범. 자신의 경쟁상대는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채찍질한다. 자신을 가만 놓아두지 않는 성격이 콤플렉스면 콤플렉스라는 그는 "선호하거나 고수하려고 하는 이미지는 없다"며 "배우는 내면적으로든 외면적으로든 캐릭터마다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다른 이미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배우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사랑하는 바로미터는 시청률이다. 종합편성채널의 인지도가 낮아 '빠담빠담'은 일반 지상파 방송보다 저조한 시청률 1%대를 기록했다. 아쉽지는 않을까.
"시청률로 안타까워한 적은 없었어요. 종합편성채널이라 여기저기 말들이 많았지만 그런 부분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죠. 다들 정말 괜찮은 우리 드라마, 작품을 만들자고 했죠. 그렇게 기분 좋게 촬영했고, 끝냈어요. 저는 너무 많이 배운 것 같아서 좋아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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