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운 박근혜…"야당이 오히려 심판의 대상"

입력 2012-02-21 09:55:47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스스로 폐족이라 해놓고…"

어조는 담담했지만 혀끝에는 '칼'이 섰다. 현 정부 심판론을 제기한 야권에 '자격 없음'을 선포했다. 20일 서울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야당은 심판의 주체가 아니라 오히려 심판의 대상"이라고 겨눴다.

◆한'미 FTA 승기 잡기=박 위원장은 민주통합당의 한'미 FTA 말 바꾸기 관련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여당 했을 때 말 다르고 야당 했을 때 말 다른 행태는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한 그는 야당의 '상황이 변했다'는 주장에 "노무현 정부의 FTA와 지금을 비교하면 달라진 것은 자동차 분야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박 위원장은 "그런데 자동차 업계에서조차 빨리 발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자신들(민주통합당)이 추진했던 것을 시작도 해보기 전에 다 바꾸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박 위원장은 "선거에 이기면 한'미 FTA를 폐기하겠다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날 발언은 그보다 더 셌다.

◆야당은 '폐족'=박 위원장은 야권이 '정권 심판론'으로 승부를 걸어오는 데 대해 '폐족' 발언으로 수위를 높였다. 그는 "그분들은 스스로를 폐족(廢族'조상이 큰 죄를 짓고 죽어 그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됨)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분들인데, 그분들이 다시 모여 지난 정권에서 추진했던 정책에 대해 계속 말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심판의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고 답했다. 민주통합당을 장악한 '노무현세력'에 대한 공세이자 최근 정수장학회를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강탈한 장물'이라고 비판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철수와 연대 가능성?=박 위원장은 안철수 바람이 불면서 박근혜 대세론이 깨졌다는 데 대해 "그런 현상은 역대 대선에서 있어왔다. 이번에도 그분이 정치와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하실지 제가 말씀드릴 부분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대세론은 없었다"고도 했다. 이어 안 교수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같이 할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답했다.

◆불포용 리더십은 부인=한 패널이 '리더십을 두고 너무 신중하다. 포용성이 없다고 지적한다'고 하자 박 위원장은 "정치인은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라며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중하다는 표현에는 긍정으로 답한 것이다. 하지만 포용성이 없다는 데 대해서는 "스스로 엄격하게 자신을 자제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포용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MB 정부와의 차별화=박 위원장이 이끄는 새누리당은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현 정부 들어 경제지표는 좋아졌지만 국민들의 삶은 그렇지 않았다"며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면서 "소통의 문제도 많았고 양극화도 심화됐다. 이런 부분들을 과감히 고치기 위해 당의 정강'정책을 바꿨다"고 했다.

◆야권의 '정수장학회' 공격에 대해서=박 위원장은 "정수장학회는 사회적 공익재단"이라며 "노무현 대통령 시절 직접 나서서 장물이라고 해서 그 당시 모든 권력을 동원해서 이것을 (조사)해 보겠다고 했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저는 2005년 이사장직을 그만둬서 저하고 장학회는 관련이 없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이것은 장학회에서 분명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무리 발언=박 위원장은 "그동안 선거 때마다 표를 위해 말을 바꾸고 약속을 어기는 정치인들이 계속 나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또다시 그런 분들을 뽑으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 새누리당은 작은 약속도 지키고 삶의 질에 집중하겠다"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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