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주역 고동현 감독 "온갖 성인병 훌훌…100세 도전"

입력 2012-02-20 07:29:52

대구달리네클럽의 창단을 주도한 고동현 감독.
대구달리네클럽의 창단을 주도한 고동현 감독.

"2001년 2월 17일부터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대구달리네클럽을 만든 발기인인 고동현(61) 감독은 "키는 169㎝인데 몸무게는 77㎏, 허리 38인치, 고혈압, 고지혈, 복부비만 등 온갖 성인병을 가지고 있어 결단을 내려야 했다"며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다 벌떡 일어나 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 감독은 이후 대학동기 등 지인들과 '부부가 함께하는' 마라톤 동호회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했고, 5쌍(10명)이 모여 '달리네'를 창단했다. 이후 경북기계공고에서 매주 3차례 훈련했는데 이곳에 운동 온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회원이 늘었다는 것.

'달리네'에서 마라톤을 하면서 고통의 순간도 적잖았지만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2005년 '서브 쓰리'에 성공한 뒤 후유증으로 아킬레스건이 부분 파열돼 수술을 3번이나 받고 2년을 쉬어야 했지만 2008년 다시 뛰기 시작해 지금도 연간 평균 5차례 정도 풀코스를 완주하고 있다. 마라톤 입문 후 '죽기 살기로' 뛰어다니던 2002년에는 20만원이 넘는 고가 마라톤화 밑창이 너무 빨리 닿는 것이 싫어 타이어를 운동화 뒤꿈치에 붙여 뛰기도 했다.

고 감독은 "수술 후 모두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재활 끝에 결국 재기했다. 지금도 1㎏의 모래주머니를 하루 종일 양쪽 발목에 차고 생활한다"며 "타이어를 신발에 붙인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로, 이는 부상의 지름길"이라고 충고했다.

가장 황홀했던 순간은 마라톤 '명인'의 반열에 올랐을 때다. 2005년 4월 3일 전주마라톤대회에서 2시간59분44초를 기록, '서브 쓰리'의 대기록을 달성한 것.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참가한 것도 최고의 희열 중 하나다. 고 감독은 "마라톤 입문 3년 만에 보스턴마라톤대회 참가 자격(50대'3시간35분59초)을 획득하고 4년째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했는데 2년 만에 기준기록을 통과하고 3년째에 참가했다"며 "이후 서브 쓰리도 달성하며 마라톤 시작 4년 만에 마라톤 '명인'의 칭호를 받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고 자랑했다.

고 감독은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꿈은 보스턴, 시카고, 뉴욕, 베를린, 런던 등 세계 5대 마라톤대회에 모두 출전하는 것인데 뉴욕과 런던만 남은 만큼 모두 다 완주하고 싶다"며 "무리한 욕심보다는 최소 4시간을 넘지 않겠다는 목표로 앞으로도 계속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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