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EBS 세계의 명화 '프렌치 커넥션' 18일 오후 11시 40분

입력 2012-02-18 11:48:47

도일(진 핵크먼)과 파트너 루소(로이 샤이더)는 뉴욕 경찰서의 마약 전담반 형사. 마약 밀매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매일 발로 뛰지만 도일의 거친 성격 탓인지 상사도 동료도 이들의 노력을 쉽게 인정해 주지 않는다. 일상적 검문을 나갔다가 새로운 마약거래에 관한 첩보를 접한 이들은 상부를 설득해 작전에 돌입하고, 프랑스에서 뉴욕으로 건너온 밀매상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경찰의 추적을 알아챈 밀매조직 '프렌치 커넥션'은 거래를 미룬 채 형사들을 이리저리 따돌리고, 살인도 서슴지 않으며 추적망을 피해 나간다. 기민한 밀매조직의 움직임으로 인해 2개월에 걸친 경찰의 잠복수사가 들통 나고, 경찰 상부는 특별수사팀을 해체해 버린다.

그러던 중, 밀매조직에 고용된 저격수가 도일을 노리고, 도일은 그를 쫓아 도심을 질주한다. 마침내 저격범을 체포한 도일은 파트너 루소와 함께 다시금 수사에 착수하고, 또 한 번 추격과 잠복의 나날을 보내게 된다. 이들은 조직 소탕을 노리며 길 위의 범죄자들을 급습, 압수한 차량을 낱낱이 해체해 보지만 마약은 나오지 않는다. 거듭된 실패에 좌절하려던 찰나, 루소가 차량 무게가 프랑스에서 선적할 당시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마침내 숨겨진 마약을 발견한다. 루소와 도일은 일부러 차량을 풀어주고, 거래의 순간을 기다렸다가 체포에 나선다. 순순히 잡힐 리 없는 범인과 이를 놓칠 수 없는 경찰 간에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지게 되는데….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5번째 장편 극영화로, 조직범죄와 싸우는 두 형사의 활약을 담은 작품이다. 신경증적 음악과 빠른 편집 리듬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오래 전 프랑스 느와르 영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건조하게 형사와 범죄자 간의 쫓고 쫓기는 술래잡기를 그려냈다. 엔딩을 통해 강조된 범죄자들의 경미한 처벌 내역은 허무주의적 분위기를 더하며 이 때문에 영화는 현대에 많이 보았던 통쾌한 액션 수사물보다는 전형적인 형사 드라마, 특히 1940~50년대를 주름잡은 프랑스 범죄영화의 계보에 더 가까이 선다.

이야기는 지극히 단순하며, 반복되는 잠복과 추적 속에는 형사들의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범죄자들의 일상이 고급스럽고 우아한 저택, 호텔, 레스토랑을 통해 펼쳐지는 반면, 길 위에서 샌드위치를 먹고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보내는 형사들의 지난한 일상은 피로와 추위로 점철돼 있다. 197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편집상을 수상했다. 러닝타임 104분.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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