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남부권 신공항 추진을 총선 공약에서 빼기로 했다. 불과 일주일 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남부권 신공항은 꼭 필요하다"던 말을 180도 바꾼 것이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신공항에 관한 공약을 새누리당 중앙당에서는 제시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공항 공약에 대한 부산 지역의 반발을 의식한 정책 변경이다. 새누리당의 신공항 공약 철회로 대구경북은 다시 좌절에 빠지게 됐다. 그러나 좌절과 분노에 앞서 이번 사태는 대구경북의 자성을 먼저 요구한다.
새누리당의 신공항 공약 철회는 부산 지역의 반발과 이로 인한 지지표 이탈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정이 어떻든 박 비대위원장과 새누리당은 불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비수도권의 표를 얻기 위해 섣부른 약속을 했다가 부산 표 때문에 다시 철회함으로써 신공항을 국가 백년대계가 아닌 선거용으로 전락시켰다는 비난도 면키 어렵다.
신공항은 대구경북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신공항의 추진은 대구경북의 희망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중앙 정부의 지원과 여타 지역 특히 부산의 동의가 필요하다. 당연히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정치권의 공약에 앞서 사전 준비와 노력이 먼저 있어야 한다. 우리의 노력 없이 중앙정부의 은전만 바라고서는 이번처럼 헛약속에 또다시 좌절할 수밖에 없다.
표 때문에 말을 바꿀 정치인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냉정해져야 한다. 헛약속에 냉정을 잃는다면 언제까지나 정치인들의 말장난에 놀아날 수밖에 없다. 신공항 백지화로 우리는 희망과 열정이 물거품이 되는 좌절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지역민들의 좌절에도 불구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역 국회의원과 대구시장, 경북지사 등 선출직 단체장 중에서 신공항 백지화와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이는 아무도 없다.
신공항은 언젠가 이뤄야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인의 약속보다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다. 신공항의 당위성을 널리 알리는 일이 시급하다. 그런 노력과 인내 없이는 신공항의 꿈은 결코 이룰 수 없다. 신공항을 하루아침에 거저 얻으려고 한다면 언제까지나 정치인들의 헛약속에 농락당할 뿐이다. 신공항은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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