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지급금 등 이견
대구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민간투자에 의한 대구뮤지컬전용극장 건립 사업이 결국 무산됐다. 공연문화도시 핵심 사업인 공연창작파크 조성사업이 최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한 데 이은 실패여서 대구시의 공연문화도시사업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협상결렬 왜?
대구시는 15일 그동안 민자사업으로 추진해 온 대구뮤지컬전용극장 건립을 위한 협상을 종결하고 민간 사업자에게 협상 결렬을 통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구시에 따르면 해지 시 지급금(사업자가 사업을 중도 포기하면 대구시가 일정 부분의 투자비를 보전해주는 금액)의 대구시 부담금, 대구시의 부지를 20년 이내 기간에 무상 사용하는 운영기간 조정, 이용자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한 주차장 추가 확보, 극장 이용객의 부담과 직결되는 적정 수익률 인하 등에 있어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협상 결렬로 이어졌다고 했다.
당초 대구시는 이달 6일 민간사업자인 ㈜대구뮤지컬센터로부터 29일까지 협상 연장 제의를 받고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비공식적인 접촉을 해왔으나 더 이상 협상 여지가 없다고 의견을 모으고 최종적으로 협상 결렬을 통보키로 결정했다.
◆4년간의 노력 허사
대구뮤지컬전용극장은 대구시가 공연문화도시 계획을 뒷받침하고 공연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로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앞 주차장 부지 1만278㎡를 민간투자자에 제공하고, 민간투자자는 420억원을 투입해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에 대공연장 1천500석과 소공연장 450석 및 부대시설 등을 갖추는 시설이다.
대구시는 2008년 민간사업자인 ㈜대구뮤지컬센터로부터 해당사업을 제안받아 민간투자 사업으로 추진하다 수차례 대구시의회로부터 인근 어린이회관과의 연계방안이 미흡하고 편의시설 면적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뮤지컬 전용극장 내 편의시설 비율을 줄이고 주차장 면적을 늘리는 수정된 사업계획을 제시, 우여곡절 끝에 2009년 10월 시의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이후 대구시는 최초 사업제안자인 대구뮤지컬센터를 단독 협상대상자로 선정, 2010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각자의 이견이 팽팽히 맞서 2011년 6월 7일~2011년 12월 6일과 2011년 12월 7일~2012년 2월 6일 등 두 차례 연장 협상을 계속 해왔다. 이번에 최종적으로 협상 결렬이 되면서 4년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대구시 "원점에서 재추진"
대구뮤지컬전용극장 무산을 놓고 문화계 일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뮤지컬전용극장은 대구시가 구상한 공연문화도시 핵심 사업은 아니지만 지역의 공연문화도시를 뒷받침하고 뮤지컬 공연 산업 활성화와 국내 선점을 위해 필요한 상징적 사업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문화계 김모 씨는 "공연창작파크 예타 탈락에 이어 뮤지컬전용극장 건립 무산 등을 보면서 대구시가 너무 장밋빛 전망으로 일관하지 않았나 싶다"며 "건립사업에 대해 대구시의 의지가 너무 약했다는 느낌도 든다"고 지적했다. 이모 씨는 "대구시에서 공무원으로 꾸려진 협상단을 구성하는 것보다 예술인이나 지역의 민간단체를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켰으면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에 공공 공연장이 많은 데다 민자사업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큰 부담을 떠안으며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면 결국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며 "뮤지컬전용극장은 뮤지컬도시에 걸맞은 시설이니만큼 위치 선정과 사업자 확보, 실내 기능 등 여러모로 관련 전문가 및 시민의 여론을 수렴해 원점에서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대구뮤지컬센터는 이번 협상 결렬을 통해 대구시의 행정 신뢰성에 실망을 했다고 밝히며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의 비용 등에 대해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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