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여고 권재오 교사 7년 선행
"힘들지만 항상 웃으면서 살아가는 장애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자 기부한 것입니다."
정년 퇴임을 며칠 앞둔 현직 교사가 7년 동안 남몰래 장애인 자녀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수천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안동여자고등학교에서 체육을 담당하고 있는 권재오(62) 교사.
2005년 친구들과 청송 주왕산으로 등산을 갔다가 만난 장애학생들과 첫 인연을 맺고 200만원을 기부했다. 그 후 지금까지 2천여만원을 한국장애인봉사협회에 기탁했다. 3년 전부터는 세계 어린이구호 기구인 적십자 유니세프 회원으로 가입해 매달 3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권 교사는 "몸이 불편한 장애 아이들의 해 맑게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아 자연스럽게 기부를 하게됐다"며 "큰돈이 아니어서 세상에 알려지는 게 쑥스럽다"고 했다.
그는 또 "요즘 명절 때 해외로 여행을 나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장애학생들은 명절 때 홈몸노인이나 지인들을 초대해 손수 제작한 연극을 보여주는 등 오히려 배울 점이 많다"며 "특히 대학에 입학했다고 편지가 왔을 때에는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말 안 듣는 학생들에게 기합을 자주 주는 '호랑이 선생님'으로 통하지만 장애 아이들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기부천사'로 불리고 있다.
이달 29일 정년퇴임을 앞둔 권 교사는 퇴임 후에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지킴이'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포부을 밝혔다.
이재호 안동여고 교장은 "학교에선 엄한 교사라 '기부천사'인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대구의 장애인봉사협회에서 얼마 전 연락을 받고 알게 됐다"며 "학교의 자랑거리가 하나 더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안동'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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