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압박에 의한 일방적 대학개혁은 곤란"

입력 2012-02-14 10:21:31

'대교협' 회장 선출 함인석 경북대 총장

"올해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출범 30주년을 맞습니다. 과거 어느때보다 대학 여건이 힘들 때 대교협 회장직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13일 대교협 회장에 선출된 함인석(사진) 경북대 총장은 "대교협 출범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라는 말로 취임 소감의 운을 뗐다. 함 총장은 이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영길 한동대 총장) 정기총회에서 제18대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4월부터 2년간이다.

함 회장은 현재의 대학들이 처한 환경을 '위기'로 진단했다. "학생 수는 급감하는데 등록금 인하 압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대학을 변화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그는 대학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외부의 압박에 의한 일방적인 구조개혁이 되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학의 자율성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습니다. 대학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대학을 변모시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경우 GDP의 고등교육 재정이 0.5%에 불과해 OECD 국가의 수준(GDP의 1.1%)에 한참 부족합니다. 정부 지원이 전제되지 않는 대학 구조개혁은 대학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높습니다."

함 회장은 대교협이 명실상부한 대학들의 대표기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제안 노력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202개 국'공립, 사립대학을 회원으로 둔 대교협은 최근 수년 새 대학입시 업무를 이관받은 것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대학 기관평가, ACE사업(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 등 다양한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등 그 역할이 커졌다.

함 회장은 "대교협이 대학들의 다양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고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학입시와 관련해서는 성적뿐 아니라 건전한 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입학사정관제의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학업 성적뿐 아니라 학생의 인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대학 선발 도구로 삼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입학사정관제 등을 통해 학생의 인성을 중시하는 풍토가 자리 잡게 되면 초'중'고교에서도 인성교육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 회장은 1984년 경북대 의과대학 교수를 시작으로 경북대 의과대학장, 의학전문대학원장, 동경대'피츠버그대 객원교수, 대한신경외과학회 상임이사, 한국보건전문대학원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세계신경외과학회 재무위원장, 한국연구재단 이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 함 회장과 함께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과 김상용 부산교육대 총장이 각각 부회장에 선출됐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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