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서 교육학 박사학위 받는 경북도지사 부인 김춘희 여사

입력 2012-02-14 10:22:54

"요즘 엄마들 '장계향' 같은 현모양처 본받아야"

"장계향은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했던 조선 중기에 사대부들로부터 군자로 칭송을 받았습니다. 장계향의 삶과 가르침을 국내는 물론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조선 중기 여성으로서 여중군자(女中君子)로 칭송을 받았고, 최초의 한글요리서 '음식디미방'을 저술한 장계향에 관한 첫 박사학위 논문이 나와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북새살림봉사회장이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의 부인인 김춘희(65) 씨. 김 씨는 15일 계명대 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장계향의 여중군자상과 군자교육관에 관한 연구'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김 씨는 "장계향은 우리 역사에서 여중군자로 불린 유일한 인물"이라면서 "사대부뿐만 아니라 집안의 노비들까지도 장계향을 성인처럼 우러러봤다는 기록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논문에서 장계향을 여덟 가지 모습으로 표현했다. 진정한 의미에서 현모양처였으며, 시인'화가'서예가의 자질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교육자'사상가'과학자'사회사업가 등 종합적이고 전인적인 인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장계향은 문화창조자이자, 최초의 여성실학자이기도 했습니다. 조선 중기의 여성으로서 전인적 모습을 보인 것도 놀랍지만, 이 같은 풍부한 덕성을 전혀 내세우지 않고 철저히 숨겼기 때문에 더욱 군자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김 씨는 장계향의 여덟 가지 모습 중 교육자에 비중을 두어 군자교육관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그래서 학위논문 주제가 '장계향의 여중군자상과 군자교육관에 관한 연구'이다.

"자신의 일곱 아들을 칠현자(七賢者)로 현달시키고, 손자를 포함해서 재령 이씨 칠산림(七山林)을 배출하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산림은 사림으로서 높은 학덕을 갖추어 국가의 부름을 받은 최고 영예의 존재입니다. 이조판서를 지낸 셋째 아들 갈암 이현일을 비롯해 자신의 권속을 산림으로 우뚝 서게 한 교육적 성과를 보면서 군자교육의 방법론과 내용을 밝혀 보려고 했습니다."

김 씨는 이 같은 군자교육이 오늘날의 교육에도 활용할 가치가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장계향은 여섯 가지 방법론을 활용해 자녀들과 권속들을 교육시켰습니다. 항상 격려하고, 때론 엄격하며, 진실로 곡진히 대하고, 마음으로 감화시키며, 지행을 합일시키고, 현상을 궁리하게 했습니다."

김 씨가 장계향을 만난 것은 운명적이라고 했다. 김 씨는 안동에서 나고 자라 어릴 적부터 장계향이라는 이름에 익숙했다. 135만 경북 여성의 행복한 삶과 바람직한 역할을 고민하게 되면서 롤모델을 찾다가 장계향을 떠올렸다고 한다.

"장계향에 다가가면 갈수록 제대로 연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박사과정에 도전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본받을 만한 이상적인 인간상이라고 봅니다. 현대문명의 병폐에 허우적거리는 서구인들에게 여중군자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김 씨는 앞으로 장계향을 제대로 알릴 계획이다. 장계향을 제대로 알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점들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부조리한 모습은 자녀교육과 부모교육, 가정교육, 사회교육 등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강조하는 인문교육, 전인교육, 리더교육, 통합교육 등의 방향 또한 장계향으로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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