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100석도 못건진다"…새누리당 위기감 고조

입력 2012-02-13 10:21:06

비대위 쇄신 활동 부진·각종 악재 돌출

새누리당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나라당을 접수한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새누리당으로 당명까지 바꾸면서까지 두 달여 쇄신작업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악재가 돌출하고 있는데다 비대위 활동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이러다가는 총선은 물론 대선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패배감도 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등 친이계 실세들에 대한 공천 등 총선 전략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이는 총선 전략을 짜고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부재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박 위원장이 한나라당을 '박근혜당'으로 탈바꿈시키면서 큰 틀의 전략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이를 정교하게 다듬어 전략적으로 진두지휘하는 지도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공천 신청을 닷새간 연장하면서까지 참신한 인재를 구하고 있지만 12일까지 접수된 공천신청자는 650여 명에 불과, 18대 총선 때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인물난도 드러나고 있다. 12일 저녁 긴급 소집된 비대위 만찬 회동에서는 비대위원들조차 "이러다가는 (총선에서)100석도 못 얻을 판"이라는 우려에 공감하는 등 당혹감과 패배감을 감추지 않았다. 비대위는 앞으로 남은 기간 쇄신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비대위 출범 때와 같은 '점령군'의 기세등등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도 쇄신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선관위 디도스공격의 충격에서는 어느 정도 빠져나왔지만 돈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박희태 국회의장을 사퇴시킨 데 이어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낙마시키면서 청와대로 확대된 것도 비대위 활동에 제동을 걸고 있다. 또한 박 위원장이 자신의 지역구(달성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중진의원들의 용퇴 분위기를 이끌려고 했지만 연이은 악재에 밀려 아무런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 위원장 측은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당에 위임하겠다고 밝혔지만 당내에서는 아예 비례대표 불출마까지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최근 기류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실세 등 구주류 인물에 대한 공천 탈락 등 '인적 쇄신론'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인적 쇄신론은 자칫 여권 내 갈등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박근혜 비대위'는 이제 공천 과정에서 단호한 인적 쇄신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할 것인지, 아니면 구세력과의 타협을 통한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인적 쇄신을 단행할 수 있는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지역구 현역의원의 25%를 탈락시키고 전체 지역구의 20%를 전략공천하는 등 50%에 육박하는 현역의원 물갈이를 공언했지만 정작 경쟁력을 갖춘 참신한 인재의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친박계 중진인사는 "친이계 중진들을 굳이 공천에서 배제시키며 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인적 쇄신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 영입과 관련해서도 비대위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도 당내 전략 부재의 한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위원장이 지지부진한 비대위 활동과 여권 전체를 압박하고 있는 악재를 헤치고 위기 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서명수기자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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