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대구성보학교
"강남이!"
선생님의 호명에 휠체어를 탄 남이가 단상에 올랐다. 남이는 처음 입어보는 졸업복과 낯선 시선이 어색한 듯 연신 주변을 살폈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교장 선생님 앞에 섰다. 교장 선생은 "학교에서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장애를 극복해 표창합니다"라며 상패를 내밀었다.
10일 장애인 특수학교인 대구성보학교(교장 정정순)에서는 아주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역경을 이겨낸 장애학생들의 감동적인 졸업식이었다.
이날 졸업한 창록이는 엄마와 함께 12년을 다녔다. 희성이는 4년을 줄곧 지각 한 번 하지 않아 개근상을 받았다. 학교생활에 모범적이었던 진욱이는 8명이나 되는 동생을 인솔하며 등교했다. 이 같은 사연에 졸업장이 학생들에게 전해질 때마다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들에게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은 없었다. 학교는 친구들끼리 서로 의지하는 생활터전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학교 문을 나서는 초'중'고교생 84명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졸업식이었다.
이날 졸업식은 선생들의 세심한 준비가 더해져 더욱 빛이 났다. 마지막 졸업식이 될지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사각모와 졸업복을 준비한 것. 틀에 박힌 '지루한' 졸업식도 버렸다. 교장은 졸업생들에게 일일이 졸업장을 손에 쥐여주며 따뜻한 말로 격려했다.
졸업식 마지막은 '맑은소리' 하모니카 연주단원들의 '석별'과 비발디의 '봄'을 연주하는 것으로 끝맺었다.
행사를 준비한 장경희 교사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소중한 졸업이어서 더욱더 뜻깊다"며 "졸업의 의미와 삶에 대한 용기를 심어주고자 졸업복과 사각모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정순 교장은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세상을 보면 모든 게 힘들다"며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것"을 졸업생들에게 당부했다.
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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