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배구계 전체가 승부조작 파문에 휘청거리고 있다.
남자 프로배구에 이어 여자 프로배구에서도 돈거래를 통한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고, 지금까지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난 KEPCO 45 외에 상무신협과 삼성화재 등 다른 팀 선수들까지 속속 승부조작 가담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
여기다 승부조작에 상무 선수들이 연루됐다는 보고를 받은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상무배구단 해체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는 10일 KEPCO 45 소속의 현역 L(26)'P(23) 선수에 대해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수차례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승부조작 사건으로 구속되거나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수는 총 8명으로 늘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선수는 2010-2011 시즌 당시 브로커에게 총 2천여만원을 사례금 명목으로 받은 뒤 경기에서 결정적 순간에 실수를 하는 수법으로 수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지법은 이들 선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11일 열고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검찰은 10일 이미 승부조작 사실이 밝혀진 KEPCO 45 소속 선수 외에 상무신협 소속 현역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점을 잡고 군 검찰에 인계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프로배구 승부조작에 관여한 혐의가 있는 상무 소속 선수들에 대해 수사한 결과, 혐의가 인정돼 이들에 관한 수사자료 일체를 군 검찰에 인계했다. 향후 군 검찰과 공조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승부조작 혐의를 잡고 군 검찰에 인계한 상무신협 소속 선수 중 한 명은 브로커에게 선수 매수 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는 등 내부 브로커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0일 삼성화재 소속 현역 선수 A씨가 상무신협에서 뛸 당시 몇 차례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구단 측에 자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선수는"'눈 딱 감고' 일부러 실수를 해 주면 한 번에 400만원을 챙길 수 있어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구단 측에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7-2008 시즌 삼성화재에 입단한 이 선수는 지난 시즌까지 상무신협에서 뛰었고 올해 팀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 프로배구 승부조작에 대한 검찰 수사가 아마추어 초청팀인 상무신협으로 확대되면서 앞으로 승부조작 가담자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승부조작이 있었던 시기가 최소 두 시즌인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밝혀진데다 이 시기에 상무신협에서 뛰다 원소속팀에 복귀한 선수가 전 구단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수사 대상에 이미 수십 명의 선수가 올라와 있다"고 밝혀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국내 프로배구계에 엄청난 회오리를 몰고 올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남자 프로배구 승부조작 수사에서 여자 프로배구에서도 돈거래를 통한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와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여자배구 선수는 서너 명의 현역 선수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대구지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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