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종가서 2년 수련…'진식 태극권'을 아시나요

국내 보급 이재우 씨

대구에서 태권권을 보급하고 있는 이재우(오른쪽) 씨가 중국인 사부 진병 씨로부터 무술 지도를 받고 있다. 태극권의 주요 수련 원리인 '동중유정'(動中有靜'움직임 속에 고요함이 있다)이란 문구를 담은 액자가 눈에 띈다. 한상갑기자

"태극권은 부드러움에서 강함을 추구하며, 심신의 안정을 추구하는 수련법입니다. 양생(養生'건강증진) 목적은 물론, 호신, 무술로도 좋은 운동입니다. 무엇보다 남녀노소 누구나 배울 수 있고 한 번 배우면 평생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수련법입니다."

중국의 전통 무예인 태극권을 중국에서 배워 국내에 보급하고 있는 이재우(46'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의 태극권 예찬론이다.

이 씨가 태극권을 접한 건 2000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 기(氣)문화축제 때다. 당시 중국 대표로 참가한 진병(陳炳) 씨의 무예에 매료된 이 씨는 진 씨를 따라 중국 하남(河南)성 진가구로 들어가 태극권을 수련했다. 이 씨가 접한 진식(陳式) 태극권은 태극권의 원류로 중국의 모든 태극권은 여기서 유래한다.

그곳에서 이 씨는 2년간 수련 후 정식으로 진병 씨의 입실제자가 됐다. 그 후 12년째 대구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태극권 수련과 지도를 계속하고 있다. 보통 외국인들의 태극권 유학은 경비와 언어상의 문제로 인해 1주일에서 한 달 남짓 단기코스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씨는 장기간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문중의 정식 제자가 됐다.

우리나라에 보급된 태극권은 크게 전통태극권과 간화태극권(현대 태극권)으로 나눌 수 있다. 간화(簡化)태극권은 중국 정부가 태극권 보급을 위해 전통태극권을 바탕으로 동작을 표준화, 간소화한 것이다. 전통태극권은 중국 진가구(陳家溝)의 전통 진식태극권으로 무술로서의 특징과 양생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현재 진가구 진병 씨의 정식 인가를 받은 국내 무관은 대구와 부산 두 곳에 있다.

이 씨는 "우리나라에도 태권도 같은 좋은 무술이 있지만 학생들이 주 대상이고 자격증 위주 수련이어서 성인들의 평생수련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태극권이 시민, 특히 성인들의 부족한 운동 욕구를 채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갑기자 arira6@msnet.co.kr

※중국 태극권의 종류=중국 태극권의 유파는 크게 5종류로 나뉜다. 유파는 무술을 창시한 가문의 성씨를 따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진식(陳式) 태극권이 종가를 이루고 이외에 양식(楊式) 태극권, 오식(吳式) 태극권, 무식(武式) 태극권, 손식(孫式) 태극권이 주요 계보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