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사] "KTX 대구도심 사업 2014년까지 완공"…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입력 2012-02-10 07:16:56

김광재(56)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의 별명은 '저승사자'다. 지난해 이사장직에 부임한 후 연일 임직원들을 몰아세웠기 때문이다.

"탁상행정 하는 인사는 반드시 축출하겠다"는 취임 일성 이후 김 이사장의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는 멈춘 적이 없었다. 올해 초 '뉴 비전 선포식'은 클라이막스였다. 제2창립선언을 하는 등 비장한 각오를 다진 그는 "개선 의지 없는 임직원들이여! 아직도 옛날이 그리운 건가? 당신들의 꿈은 도대체 뭐냐?"고 질타했다. 개혁은 말로 끝나지 않았다. 간부직의 11%를 없애는 구조조정이 단행됐고 이 과정에서 전 간부직 공모제를 도입, 무보직 간부를 대거 추려냈다.

'구성원들을 너무 몰아붙이면서 내부갈등을 빚고 있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공단에)와서 보니'신도 부러워 할 직장'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구성원들의 근무자세가 나태했습니다. 일부 노조원이 반대할 뿐 조직 혁신에 구성원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직장에서 베짱이들을 솎아낼 용기도 없다면 이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행시 24회 출신인 김 이사장은 건설교통부와 국토해양부에서 주요 보직을 거쳤다. 공직생활 당시 그는 직원들에게 늘 "정확한 사실 확인"을 강조했다고 했다. "사실 확인이 잘못되면 정책이 달라지고, 탁상공론 정책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장에 해답이 있으니 무조건 발로 뛰라고 독려했고 스스로도 그렇게 노력해 왔습니다.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행정에서만큼은 선진국을 만드는 것이 제 작은 바람입니다."

그가 부임한 이후 공단경영은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다. 논란을 빚던 KTX 정읍역 신설 문제에 대한 매듭이 풀리는가 하면, 공단에 대한 정부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특히 그가 부임한 지난해 철도건설 관련 안전사고가 전년대비 43% 감소하는 눈에 띄는 실적도 기록했다.

공단이 직면한 최대 현안인 코레일과 철도시설 공단의 통합 문제에 대해 그의 입장은 단호했다. "코레일 부채가 10조원, 철도시설공단 빚이 17조7천억원에 달해 두 기관을 합한 빚이 28조원이고, 하루 이자만 23억원씩 나가는 상황입니다. 누구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각각의 기관이 따로 자구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반대였다.

최근 영남본부를 방문한 김 이사장은 "영남권에 추진 중인 8개 철도건설사업의 본격 추진으로 신규 고용창출효과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함은 물론 향후 전 노선 개통 시 전국 반나절 생활권 구축으로 대구'경북권 지역주민의 생활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철도건설 투자예산 중 대구'경북권 철도건설 사업비는 총 6천65억 원. 이는 지난해(3천499억 원) 보다 73% 증액된 규모고 특히 대규모 철도건설 사업비 투입으로 1조2천918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함께 1만371명의 신규 고용창출이 예상되고 있다. 그는 "지역 철도 사업 가운데 진행이 느린 KTX 대구도심 사업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당초 계획대로 오는 2014년까지 완공, 지역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태어나서 경북중, 대구고, 영남대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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