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시원 아귀 샤브샤브 "국물이 정말 끝내줘요"
울퉁불퉁 흉측한 외모 때문에 '돈 안 되는 어종'으로 외면받아 온 아귀. 어부들도 오죽하면 잡자마자 바다에 텀벙 버렸을까. 하지만 이젠 세상이 변했다. 아귀의 위상이 달라졌다. 맛있게 요리하는 법이 개발되면서 '시원한 국물을 내는 별미 중의 별미'로 대접받는 귀하신 몸이 됐다. 경상도에서는 아구로 부르는 아귀! 애주가들뿐만 아니라 음식 마니아들로부터 복어, 대구와 함께 속풀이 음식의 대명사가 됐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쌩쌩 몰아치는 겨울엔 얼큰한 아귀탕 한 그릇 하면 좋지요! 등줄기에 땀이 쫙 흐르면서 몸이 확 풀리지요."
송라신협 하인한 부이사장은 아귀 마니아다. 그래서 심심찮게 직원들을 아귀 전문 음식점인 심해 일식으로 초대한다. 그래서 송라신협 직원들도 모두 아귀를 좋아한다. 경상도에서는 아구라고 즐겨 부르지만, 아귀가 표준말이다. 심해 일식은 살아있는 아귀로 샤브샤브를 하는 대구에서 보기 드문 아귀 전문음식점이다. 대부분 탕이나 찜 전문인데 이곳은 아귀 맛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송라신협 김철규 부장은 "이 집은 활아귀를 쓰기 때문에 그 맛이 신선하고 담백해 한 입 먹어보면 확실히 다른 느낌"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중요한 손님을 모셔야 할 때 종종 이 집을 찾는다. 물론 직원 회식 때도 단골집이다. 심해 일식 최태목 사장은 "어느 음식이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아귀는 신선도가 맛을 좌우한다"며 "아귀는 신선하지 않으면 며칠만 지나도 텁텁한 맛이 나기 때문에 살아있는 활아귀가 아귀의 제맛을 내는 법"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증명하듯 아귀 샤브샤브 요리를 하기 전 커다란 아귀 한 마리를 채반에 담아 선보인다. 동해산 아귀로 15㎏은 될 것 같다. 최 사장은 "샤브샤브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살이 많은 큰놈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귀 샤브샤브의 맛국물을 내는 방법도 독특하다. 백합 조개와 황태 머리 등 다양한 해산물과 한약재 등 20가지 이상의 재료를 넣어 우려낸다. 그 맛국물을 기본으로 커다란 냄비에 자연산 송이버섯 등 버섯 종류 6, 7가지를 추가하고 청경채, 쑥갓, 미나리 등 신선한 채소에다 전복까지 얹어 샤브샤브를 한다.
샤브샤브는 주황색의 고소한 아귀 간을 빠뜨리지 않는다. 그 맛에 푹 빠진 손님도 많다. 아귀 간은 맛과 영양이 뛰어나 세계 3대 진미로 꼽힌 거위의 간과 견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보글보글 끓는 국물에 아귀 한 점을 넣어 살랑살랑 흔들어 낸뒤 맛을 본다. 고추냉이 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육질이 한없이 부드럽다. 마치 순두부를 먹는 것처럼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아삭아삭 씹히는 시원한 콩나물은 부드러운 살코기의 감촉과는 대조적이다. 뜨거운 국물은 오히려 속을 시원하게 훑어 내린다. 담백한 국물맛에 이끌려 자꾸 속을 채운다. 이 맛이 겨울에 딱 맞는 별미가 아닌가? 송라신협 박성근 차장은 "평소 육류를 즐기지만, 이 집의 아귀 샤브샤브는 정말 별미"라고 소감을 말한다. 김지현 대리는 "입에 넣으면 상큼하고 담백한데다 살살 녹는 촉감이 아귀가 고급 음식임을 느낄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김희진 주임도 "맛은 정말 좋은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며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살과 연한 국물의 느낌이 좋다"고 한다. 문준봉 사원은 "어제 과음해 속이 불편했는데 때마침 아귀 샤브샤브로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라고 좋아한다. 하 부이사장은 "지금은 배가 너무 부른 느낌이지만, 집에 가면 금세 또 먹고 싶어질 정도로 속이 편한 음식"이라고 평한다.
점심때는 탕, 저녁에는 샤브샤브와 수육을 찾는 손님이 많다. 속풀이 활아귀 맑은탕(지리)과 아귀탕은 각 1만3천원. 활아귀 수육은 5만원(소)'6만원(중)'8만원(대). 활아귀 샤브샤브는 8만원(3, 4인)'10만원(4, 5인), 심해 스페셜(아귀 꼬리 회+샤브샤브+탕수육+아귀찜)은 1인당 6만원, 일식 모둠회 코스는 1인당 2만5천원이다. 예약은 대구시 수성구 중동 80-3. 053)762-5454.
##추천 메뉴-자연산 도다리 회
심해 일식은 대구에서 보기 드문 활아귀 전문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하지만 근본은 자연산 회 전문 집이다. 최태목 사장은 "청정 동해산 최고의 생선만을 엄선하기 때문에 회의 육질과 맛에서 최고"라고 자부한다. 요즘 가장 추천할 만한 횟감은 도다리와 이시가리(돌가자미)다. 이 맛을 보려고 찾아오는 단골손님도 많다. 자연산 도다리 회는 큰 쟁반에 얇게 썰어 부채꼴로 배열해 마치 예술작품 같다. 함께 배열한 전복회도 은근히 구미를 당기게 한다. 자연산 도다리 회는 쫄깃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등 씹히는 감각이 다르다. 최 사장은 "자연산 회의 제맛을 즐기려면 요즘이 제철"이라며 "한 번 맛을 보면 최고의 입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홍섭기자 사진'이채근기자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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