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국회의장이 9일 의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박 의장은 새누리당 고승덕 의원의 지난 1월4일 폭로로 공개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이날 오전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한종태 국회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박 의장의 입장을 대신 발표했다. 여기서 박 의장은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큰 책임을 느끼며 국회의장직을 그만 두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어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모두 저의 책임으로 돌려달라"며 말을 마쳤다.
박 의장의 사퇴는 일부 언론이 이날 그의 전 비서 고명진씨가 2008년 전대 당시 고 의원 측에 건네진 문제의 300만원을 돌려받은 뒤 이를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보도한 직후 나온 것이다. 박 의장은 그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의 사퇴 촉구와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거부해왔으나 검찰 수사의 칼날이 좁혀오자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의장과 2008년 전대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정무수석은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박 의장은 이승만, 이기붕, 박준규 전 의장에 이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사퇴하는 4번째 국회의장이 됐다. 박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30일까지다. 비리나 부패 사건과 연루돼 현직 의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박 의장이 처음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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