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도 승부조작 터졌다…전·현직 선수 3명, 사설 토토 브로커 구속

입력 2012-02-08 08:55:11

프로축구에 이어 프로배구도 돈거래를 통한 승부조작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는 현역 프로배구 선수들이 사설 스포츠토토 운영자인 브로커들과 짜고 도박사이트에서 돈을 벌기 위해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수사결과 드러났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프로배구 리그 경기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대가로 브로커에게서 거액의 금품을 받은 Y, J, K 선수 등 배구 선수 3명과 브로커 G(28) 씨를 구속했다. 또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선 프로배구계가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구속된 사람 중 2명은 지난 리그까지 현역에서 뛰다 은퇴했으며 1명은 아직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2009~2010 프로배구 V리그 당시 같은 프로배구단 소속이던 이들 중 Y 선수는 G씨에게서 사례금 1천만원가량을 받고 2010년 2월 충남 천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팀이 세트스코어 1대3으로 패하도록 하는 등 4경기에서 승부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Y 선수가 돈을 받아 J, K 선수에게 일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수비 전문선수인 '리베로'를 담당했던 Y 선수가 결정적인 순간에 고의로 실수를 저질러 상대팀에 점수를 내주는 등의 수법을 썼다고 했다.

G씨는 평소 잘 아는 사이인 Y 선수를 끌어들인 뒤 승부조작을 시키고, 그 정보를 활용해 사설 스포츠토토 등의 불법 도박사이트에 5천만원가량을 베팅해 거액의 수익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스포츠토토의 경우 1회당 베팅액이 10만원으로 제한돼 있지만 불법 사이트는 베팅액 제한이 없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다른 전'현직 선수와 브로커도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진술을 해 검찰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대구지검 박은석 2차장검사는 "지난달 국내 프로배구 리그에서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작년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현직 선수가 자살하고 현재 프로배구 리그가 진행 중인 상황 등을 고려해 신중히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지검 특수부는 2010년 프로축구 K리그에서 국가대표급 주전 선수와 신인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해 7월 승부조작에 개입하고 그 대가로 경기당 300만~5천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K리그 소속 선수 37명, 브로커와 전주 11명을 기소한 바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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