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불출마…박근혜 목이 메이다

입력 2012-02-08 07:29:00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기로 오늘 결정했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말도 제대로 맺지 못했다.

박 위원장은 7일 국회 본청 비대위원장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달성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달성군민 6명이 박 위원장을 만나 "큰일을 하시는데 우리가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며 불출마를 해도 달성군민들은 박 위원장을 이해한다는 뜻을 전달한 직후였다. 박 위원장을 만나고 나오는 이들의 눈에도 눈물이 보였다.

'지역구 출마는 주민들과의 약속' '정치를 안 하면 안 했지 지역구를 바꾸는 일은 않겠다' 등 그간 총선 출마를 하는지 안 하는지에 대한 장고(長考) 끝에 내린 결론이다. 박 위원장은 지역구 행사만은 꼭 참석했고 배려해왔다.

박 위원장은 이날 "1997년 IMF사태를 맞아 저를 정치에 입문하게 해준 정치적 고향이 바로 달성군입니다. 지역구민 여러분께서 지역구를 넘어서 더 큰 정치에 헌신하라고 말씀해주셨기 때문에 지역구민 여러분의 뜻을 따라 더 큰 정치에 몸을 던지기로 결단했습니다"라고 했다.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당과 상의하겠다"고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 "지역 현안을 위해 비례대표는 해달라"는 것이 이날 찾은 달성군민들의 요청이었다.

일단 박 위원장의 불출마가 공천정국에서 물갈이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구경북에서는 이상득(6선), 이해봉(4선) 의원이 4월 총선 출마의 뜻을 접은 상태다. 10일 공천신청 마감일까지 얼마나 많은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영남권에서는 아직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의 불출마는 '기득권 버리기가 아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대권행보를 위해 총선 승리가 필요조건인 박 위원장으로서는 불출마가 전국 지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목표가 있는 불출마와 그렇지 않은 불출마는 다르며, 박 위원장의 불출마가 '압박용'으로 작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의미다.

2004년 옛 한나라당 공천 심사에 앞서 불출마를 밝힌 의원은 27명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는 현재까지 8명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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