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극으로도 만들어진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어보셨나요? 소설의 내용은 정치, 권력 등의 주제를 초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힘 있는 자의 횡포, 또 그 속 인물들의 부정도 긍정이 되는 그들만의 집단주의 등….
요즘 거리를 다니다 보면 큰 현수막을 장식한 사람 얼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 사진 아래에는 예비후보라는 명찰을 달고 있고 지금이라도 나를 도와주고 힘든 일을 같이 해줄 것 같은 인자한 얼굴을 하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정작 때만 되면 나타나 아는 척, 친한 척을 하는 정치인들의 포퓰리즘보다는 항상 우리 옆 시장에서 순댓국집을 지키시는 아주머니, 아침 등굣길을 지켜주시는 교통 자원봉사 어머니분들의 얼굴이 더 친숙하고 우리에게는 더 인자하신 얼굴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기존의 정치인들을 비판하려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선생님 역의 최민식 씨 대사 중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너흰 너의 몫을 뺏기고도 분한 줄 몰랐고 불의의 힘에 굴복하면서 부끄러운 줄 몰랐어! 그런 너희가 만들 세상은 상상만 해도 끔찍해. 너희들도 다 똑같은 놈들이야. 이놈들아."
그들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선택을 하였고 우리가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그들도 잘못된 관행, 실수는 인정하고 사과를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은 항상 임기 말에는 레임덕에 휘말리고, 정치인들은 존경심보다는 사람들의 가십거리로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정말 부끄럽고 속이 상합니다.
과연 대한민국에서는 링컨, 간디와 같은 존경받을 수 있는 '우리들의 진짜 영웅'을 볼 수는 없는 것일까요?
20, 30대의 인터넷 세대는 '탈정치화된 세대'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SNS, 트위터 등 자발적인 정치 참여의 폭발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30대들의 창의성, 40'50대들의 노련미,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원숙미가 합쳐진다면 좌파, 우파가 아닌 진정한 우리들의 영웅이 나타날 거라 생각합니다.
국민들을 봉으로 알고 때만 되면 나오는 인기 정책들, 지역에 대한 봉사보다는 자기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려는 정치, 이러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은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구도 광주도 달라져야 합니다. 인물을 봐야 합니다. 정당, 학력이 그 사람을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나라와 지역 주민을 생각하고 희생정신을 가지고 있는 참신한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옆에 있는 예비후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고 역시나 하는 인물이 해야 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연기를 가르치는 교수입니다. 정치적 논리도 부족하고 진보도 보수도 아닙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대사처럼 "너의 몫을 뺏기고도 분한 줄 몰랐고 불의의 힘에 굴복하면서 부끄러운 줄 몰랐어! 그런 너희가 만들 세상은 상상만 해도 끔찍해. 너희들도 다 똑같은 놈들이야. 이놈들아"라는 대사가 현실이 될까 봐 이렇게 글을 쓰는 것입니다.
세상은 정치인이 멋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벌들만이 세상의 주인이 아닙니다. 바로 똑바로 바라보고, 올바른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우리가 대한민국의 주인인 것입니다.
저부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확실히 가려낼 수 있도록 우리 학생들에게 더 열심히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을 선물해야겠습니다.
박문희/경산1대학교 방송연예연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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