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SNS 바이러스

입력 2012-02-03 10:57:20

요즘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가 대세인 시대다. 컴퓨터를 가까이하기에는 다소 나이가 많은 세대도 한두 개쯤 SNS를 사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완전히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대접받기 일쑤다. SNS는 컴퓨터는 물론, 스마트폰만 있어도 시간, 장소와 관계없이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사이를 쉽게 소통하게 하고, 친분을 쌓게 하는 유용한 수단이다. 개인적으로는 페이스북을 사용한다. 자주 만나기가 어렵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지인과 소통할 수 있고, 아이와 친구를 맺어 슬그머니 그 세계를 엿보곤 한다. 대화가 모자라는 요즘 대인 관계를 생각하면 페이스북은 부모와 자식, 친구와 친구를 연결하는 좋은 소통 창구인 셈이다.

최근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다른 이의 글에 댓글을 달았기에 따라 들어가 봤더니 재미있는 글이 있었다. 외국의 어느 항공사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이라 한다. 어떤 50대 여성이 자신의 자리가 흑인 남성의 옆인 것을 확인하고는 화난 표정으로 스튜어디스를 불렀다. 흑인 옆에 못 앉겠다며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기장과 상의하겠다던 스튜어디스는 돌아와 현재 이코노미석에는 자리가 없고, 일등석에만 빈자리가 있다고 했다. 회사 방침상 이코노미석에서 일등석으로 바꿔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자기네 비행기를 이용하는 손님에게 불쾌한 사람의 옆 자리에 앉도록 할 수는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일등석 좌석을 마련해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종차별 냄새가 짙은 이 말에 주변 승객의 표정이 불쾌하게 변해갈 즈음, 스튜어디스는 흑인 남성에게 정중하게 "손님, 짐을 챙기셔서 일등석으로 오십시오"라고 했고, 주변 승객 모두가 손뼉을 쳤다 한다.

몇 년 전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TV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음악을 할 수 없던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연주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행복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클래식 음악을 상징하는 베토벤에다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를 묶어 붙인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SNS는 드라마보다 전염성과 중독성이 훨씬 강하다. 이를 이용해 훈훈한 이야기가 SNS를 통해 널리 퍼져 감동을 준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나은 곳이 될 것이다. 좋은 글을 널리 알리는 페이스북 바이러스, 트위터 바이러스 퍼뜨리기 운동을 한 번 시도하면 어떨까 싶다.

정지화 논설위원 akfmcp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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