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만지고 관할하며 인성함양·공부 자신감 쑥쑥 커갔죠"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가 좋은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때가 많습니다. '인성을 도야하고 민주시민의 기본 소양을 길러준다'는 학교 본래의 목적이 빗나가는 세태가 안타깝습니다."
'좋은 학교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대구 남산초등학교 김국자(59'사진) 교장. 전교생 960명 중 교육복지우선지원대상(157명)과 맞벌이 부부 자녀(400명)가 60% 가까이 차지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그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특별한 이벤트로 '희망나래 방학교실 플라워테라피'를 마련했다. 이달 초와 31일 두 차례 실시한 플라워테라피는 교육복지대상 중 지원학생 30명과 함께 다사 꽃 화훼단지(달성군 다사읍 매곡리 소재)를 찾아 자연을 체험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움직이는 식물과 식충식물, 꽃과 잎의 색과 모양을 관찰하고 허브식물의 향기를 맡으며 무료하기 쉬운 방학기간을 자연과 함께하는 보람된 시간을 보냈다. LED조명을 이용한 꽃장식과 진흙을 이용한 연필꽂이 등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했다.
"체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플라워테라피를 매우 재미 있어 했고, 몇몇 학생은 즐거운 나머지 인솔교사를 껴안기까지 했습니다."
김 교장의 이 같은 이벤트는 2010년 교장 첫 부임학교였던 대구 서촌초등학교에서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팔공산 자락에 자리한 서촌초교는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지 학교로 학력과 학생들의 자신감이 많이 낙후한 학교였다. 하지만 김 교장이 지역특성에 맞게 학생들에게 원예에 관심을 갖게 한 결과 학력신장과 더불어 학생들의 얼굴에 자신감도 피어났던 것. 서촌초교는 이후 '행복학교'로 지정됐다.
"학교는 학생의 긍정적 변화를 유도해야 합니다. 결국 좋은 학교, 행복한 학교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학교경영 철학의 토대에서 만들어지니까요."
플라워테라피 교실도 김 교장이 교육복지대상 학생의 지원금을 쪼개 충당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김 교장 부임 후 남산초등학교는 '행복학교'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를 겪고 있다. 학생들의 인성함양과 공부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신체활동' '표현하기''전가하기' 등 3가지 운동을 교내에서 실시하고 있다. '신체활동'은 교내 곳곳에 식물을 가꾸고 돌봄으로써 자연과 함께하는 인성을 기르고, '표현하기'는 미술, 음악, 무용을 통한 예술치료를 교육에 접목하고 있다. '전가하기'는 교실에서 '누가 목소리가 가장 큰사람인가 소리 지르기'를 시켜 쌓인 스트레스를 바로 풀어내도록 한다. 특히 '전가하기'는 교사들에게 일임해서 수업 중에도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방과후 활동에서는 로봇영재과학교실을 통해 학생들에게 과학도의 꿈을 심어 주고, 교내에 '책을 읽는 아름다운 내 모습 사진전'을 열어 학생들의 독서의욕을 높이고 있다.
38년 전 처음 교사로 부임할 때 대구 교육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교사가 되고 싶었다는 김 교장은 그때의 초심을 거름 삼아 '행복학교' 조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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