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꼽추'역만 500회 이상 '맷 로랑' 허스키 음색 '감동'

입력 2012-01-31 07:34:45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 계명아트센터 3월 16일부터

감미로운 노래의 향연이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2시간여 동안 끊임없이 이어지는 54곡의 서정적인 선율과 가사로 관객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마치 화려한 대형 콘서트를 보는 듯이 주연 배우들의 폭발적인 노래 뒤편으로 쉴 새 없이 춤사위를 펼치는 무용수들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현재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를 채우는 이 작품은 6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프랑스 뮤지컬이다. 올 3월 대구 계명아트센터 공연을 앞두고 있어 지역 뮤지컬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오리지널팀이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 버전으로 공연한다는 점에서 영미권 뮤지컬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좀 더 깊이를 느끼게 하면서 신선한 분위기를 선사했다.

이 작품은 국내에도 익히 알려진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노트르담 성당을 배경으로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사랑한 꼽추 '콰지모도'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흥행도 이어가고 있다. 1998년 초연 후 2005년까지 프랑스에서만 400만 명이 관람했고 한국 공연 당시 2005년 8만 명, 이듬해 11만 명을 동원해 연이어 세종문화회관 최단기간 최다 입장객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간 이어진 중국공연에서는 유료관객 6만 2천 명을 불러모았다.

1, 2막으로 나뉘어 공연되는 이 작품은 송스루(song-through'대사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로 이어가는 것) 형식을 취하고 있다. 대사가 있다면 오히려 내용 파악이 쉽지 않고 공연과 자막을 동시에 봐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지만 그 부분에서는 자유롭다. 전체적인 스토리도 어렵지 않아 굳이 자막을 보지 않더라도 노래와 춤만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가장 색다르게 다가온 것은 역동적인 무용수들의 춤사위다. 잘 짜인 동선 안에서 달리거나 구르고 뛰놀면서 자유분방한 춤과 동작을 펼쳤다.

주연 배우들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무용수들은 현대무용과 아크로바틱, 발레, 브레이크댄스가 혼합된 다양하면서 독특한 안무를 끊임없이 선보인 것.

안무의 내용 또한 노래에 맞게 상징적인 의미를 많이 담고 있어 자칫 서정적인 노래들이 이어지는 송스루의 지루함을 대폭 줄이고 노래를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보였다.

종교적 신념과 에스메랄다를 향한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노트르담 대성당 주교 프롤로 역을 맡은 '로베르 마리엥'의 연기력도 뛰어났다. 인간적 고뇌를 표현하는 다양한 표정 연기를 자연스레 표현하며 노래로써 캐릭터의 절절함을 관객들의 피부에 와 닿게 했다.

꼽추 '콰지모도' 역을 맡은 배우 '맷 로랑'은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빨아들였다. 지금까지 콰지모도 역할을 500회 이상 공연한 관록이 엿보였다. 무대 세트는 단순하면서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상징하는 길이 20m, 높이 10m의 대형 벽이 눈앞에 펼쳐졌고 극의 흐름에 따라 대형종, 기둥과 석상, 쇠창살 등 무대장치가 움직이며 극의 분위기를 전하는 데 톡톡히 한몫을 했다.

전체적으로는 흠잡을 데가 별로 없는 공연이었다. 단지 욕심을 좀 더 낸다면 일부 배우들의 노래가 좀 더 폭발적으로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과 에스메랄다 역을 맡은 배우가 좀 더 관능적이고 매력적이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서울 공연을 마친 뒤 3월 16일부터 25일까지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현재 절찬리에 예매 중이다.

서울에서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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