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이긴 중공업사관학교 1기생의 특별한 명절

입력 2012-01-22 19:37:42

역경 이긴 중공업사관학교 1기생의 특별한 명절

"이제 저도 사회생활을 하게 됐어요. 아직 월급은 못 받았지만 동생에게 용돈도 주는 멋진 오빠가 되고 싶어요."

대우조선해양 중공업사관학교 1기생인 문설민(20)씨는 22일 직장인으로서 처음 맞은 설 명절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중공업사관학교는 대우조선해양이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고졸 관리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세운 자체 교육기관이다.

전북 전주가 고향인 문씨는 공채에서 32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고 남들이 부러워 하는 대기업의 정직원이 됐다.

오는 2월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문씨는 힙합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으로 보이지만 부모님의 사정으로 10년 가까이 보육원에서 지냈다.

지난 5일 중공업사관학교에 입교한 문씨는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여동생과 떨어져 경남 거제에서 지낸 지 한 달이 다 돼 간다.

문씨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오후 10시에 숙소의 불이 꺼질 때까지 동기생 103명과 단체생활을 하고 있다.

동생의 어릴 적 사진을 지갑에 소중하게 넣어다니는 문씨는 "종종 통화를 하는데 동생 목소리를 들으니 더 보고싶더라"고 말했다.

문씨는 결코 짧지 않은 보육원 생활에도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밝은 미래를 그렸다고 했다.

그래서 부모님의 보살핌 없이도 사춘기를 잘 이겨냈다.

보육원에서는 든든한 오빠 노릇, 고등학교에서는 학교를 대표하는 학생회장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현재 회사에서는 10명 남짓한 동기들을 이끄는 조장을 맡고 있다.

이처럼 문씨의 늘 성실하고 모범적인 생활을 눈여겨 본 담임 선생님이 중공업사관학교 지원을 권유했다.

문씨는 "입교 전부터 경영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대우조선의 고졸 공채 소식을 보니 내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회사가 원하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사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문씨는 앞으로 관련 임원이 돼서 자신과 같은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면접관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도 이미 세웠다.

문씨는 "명절 연휴를 잘 보내고 열심히 교육받아 멋진 신입사원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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