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총선 대구 수성갑에 배수진

입력 2012-01-20 10:10:22

18대 선거 78% 득표 이한구 의원에 도전장

김부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19일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사에서 4월 총선에서
김부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19일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사에서 4월 총선에서 '수성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부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정면승부'를 택했다.

지난달 19대 총선 대구 출마를 선언한 후 15일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진입에 성공한 뒤 자신이 출마한 선거구 선택에 고민해 왔던 김 최고위원은 19일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성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사진)

그동안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지역구인 달성군,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고향인 상주 출신이 많은 '북을', 민주통합당 주자가 없는 '북갑' 등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대구의 신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지역을 선택해 정면승부를 벌이기로 결심한 것. 수성갑 지역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조순형 후보가 출마했지만 이한구 의원이 65.1%의 높은 지지를 얻는 바람에 낙선한 바 있는 한나라당의 텃밭 중 텃밭으로 통한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이 의원은 7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역구 활동이 활발한 편이 아니라는 평가에도 한나라당 지지도가 대구 평균치 이상으로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수성갑에 출마해 한나라당 일당독점 구조에서 벗어나 양당 경쟁의 시대를 열겠다. 머슴이 주인 행세를 하는 잘못된 대구 정치를 바꾸겠다"고 했다. 또 "수성구는 대구 신정치 1번지이자 여론의 중심지이다. 2008년 총선 당시 민주당에선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불모지 중의 불모지다. 그러나 모든 것을 걸고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주민들이 정당한 평가를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선거구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던 김희섭 전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도 김 최고위원과 자리를 함께해 "지역발전을 위해서 대구에서도 야당 의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출마를 포기하고 김 최고위원을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진보신당 대구시당은 이날 즉각 성명서를 내고 "김부겸 최고위원이 대구에 출마하는 것은 지역여론을 무시하는 한나라당의 공천에 비견할 만한 '내리꽂기 사천(私薦)'이다"고 비난했다. 진보신당은 또 "김 최고위원이 야권연대 전체를 깨뜨리는 위험하고 어리석은 결정을 내렸다. 김 최고위원의 사천이 진보신당의 걸음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수성갑에서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진보신당 이연재 예비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위기에 빠진 야권연대에 대한 책임은 다른 야당과 관계에서 존중과 호혜의 자세를 망각한 김 최고위원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도 "김 위원이 수성갑에 출마한다면 대환영이며 크게 환대할 것"이라면서도 "명품구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뜻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했다.

한편 김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으로 이 지역이 4월 총선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는 대구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나라당에서만 이한구(66) 의원에 맞서 김대현(41) 한나라당 중앙연수원 교수, 서성교(49) 전 청와대 행정관, 김성현(48) 전 대구시외국어교육협의회장, 김영우(50) 한나라당 중앙위 대구시연합회 부회장, 신창규(45)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외래교수가 도전장을 내밀었고, 야권에서는 김 최고위원과 함께 이연재(49) 전 진보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나서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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