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캠프워크 '출입증 장사' 의혹

입력 2012-01-20 10:25:31

"미군 사령관 통역 맡은 한국인 군무원 공무원·기업인 등에 수백만 원씩

대구 남구 미군기지 캠프헨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군무원 A씨가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뒷돈을 받고 캠프워커 출입증과 골프장 회원권을 부정 발급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지역 시민단체들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대표 백창욱)과 대구경북진보민중공동투쟁본부(대표 백현국'함철호)는 20일 오전 10시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자 명단을 공개할 것과 미군 측의 묵인과 방조가 있었는지 등 철저한 진상 규명을 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시민단체들은 A씨가 출입증 발급에 필요한 자격 요건에 미달되는 지역 유력인사들로부터 수백만원의 뒷돈을 받아 챙기고 대신 출입증을 발급해줬다고 주장했다. A씨는 미군 사령관의 통역업무를 맡으며 지역 유력인사들과 교류하는 대외업무를 총괄해왔다. 그는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지역 사정에 어두운 미군 간부들을 지역 유력인사와 이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같은 출입증 부정 발급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는 것.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출입증 발급에 수백만원의 고액이 오가는 까닭은 미군부대 내 각종 편의시설이 지역 유력인사들의 여가 선용과 사교모임의 장으로 선호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현재 캠프워커에는 골프장(9홀), 도박장(슬롯머신 5대), 클럽, 볼링장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현재 미군범죄수사대(CID)는 A씨에 대해 내부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상황이며, 상당수 혐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백창욱 대표는 "A씨를 통해 고액의 출입증과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한 사람들 가운데 지역 고위 공무원과 정치인, 기업인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지역 특권층이 출입증을 부정 발급받아 캠프워커 골프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미군 헬기장 이전 등을 강하게 요구하기는 쉽지 않고, 미군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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