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이사장 선출 또 불발…고성·소란 등 파행

입력 2012-01-20 09:51:25

대구 간담회, 호텔서 쫓겨나는 촌극 벌어져

19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구대학교 이사회 간담회에서 종전재단 측과 대학구성원 간에 소란이 일어나면서 간담회가 파행되자 이사들이 자리를 뜨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19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구대학교 이사회 간담회에서 종전재단 측과 대학구성원 간에 소란이 일어나면서 간담회가 파행되자 이사들이 자리를 뜨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대 등 학교법인 영광학원 이사들이 19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간담회를 열었지만 관심을 모은 신임 재단 이사장 선출은 또다시 불발됐다. 영광학원은 지난해 7월 재단 정상화 이후 이날 간담회를 포함해 총 3차례 공식 이사 모임을 가졌지만, 종전재단 측 이사와 대학구성원 추천 이사 간의 의견 차로 번번히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양 측의 이해관계에 따른 재단 이사 7명 간의 세(勢) 구도가 워낙 팽팽해 평행선을 긋고 있다.

급기야 19일 간담회에서는 양 측간에 고성과 소란이 이어지면서 호텔 측에서 '영업 방해'를 이유로 나가줄 것을 요청, 이사들과 학교 관계자들이 회의 장소를 옮기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이날 간담회에 맞춰 호텔 정문 앞에서는 종전재단 복귀를 반대하는 학생들의 집회가 열렸고 충돌에 대비해 경찰 병력까지 출동해 삼엄한 경계를 폈다.

호텔 3층 식당에서 열린 간담회는 이사 전원이 참석하면서 이사회 속개로 무난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사들 간의 의견 차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대구대 한 관계자는 "종전재단 추천 이사들이 '이사장 선출 안건부터 처리하자'고 주장했지만, 다른 이사들이 '시한이 임박한 예'결산 의결이나 교수 임용 건부터 처리하자'고 주장하면서 격론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어 낮 12시쯤 호텔 정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학생들과 일부 교수 등 20여 명이 간담회 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간담회 장 진입을 막으려는 사람들과 고성이 오갔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소란이 계속되자 호텔 측은 12시 30분쯤 "다른 손님에게 피해가 되고 호텔 영업에 방해가 되니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오후 1시 30분 대구대 대명동캠퍼스로 간담회 장소를 옮긴 이사들과 학교 관계자들은 긴급이사회를 여는데까지는 합의했지만 이사장 선출 문제로 또다시 격론을 벌였다. 긴급이사회가 열린 법인 사무국 회의실 문 밖으로 이사들의 고성이 터져나왔다. 회의실 복도에는 종전재단 복귀를 반대하는 학생들과 학교 관계자 수십 명이 열을 지어 앉아 시위를 벌였고, 충돌을 우려한 경찰 병력이 또다시 출동했다.

결국 양 측은 오후 4시3 0분쯤 산학협력단 연구교원 채용에 관한 단 한 건의 안건만 의결한 채 다음달 11일 이사회를 다시 열기로 하고 자리를 떠났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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