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예선 뚫고 본선 기염…"어떤 무대든 불러만 주세요"
"불러만 주세요. 언제든지 무대에 설 겁니다."
대구 동구 팔공노인복지관 소속 남성 5인으로 구성된 실버 남성 중창단은 이달 7일 KBS1 TV 생방송 아침마당 '아침이 좋다' 무대에 섰다. 김동순 씨 외 4명으로 구성된 중창단의 평균연령은 70세다.
이번 TV출연은 복지관 이정애 노래 강사의 활약이 컸다. 이정애 강사가 직접 방송국에 신청한 사연이 채택돼 어르신들이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20개 팀이 참여한 치열한 예선을 거쳐 팔공실버 중창단도 본선 5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빨간 나비넥타이에 검은 턱시도를 입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육군김일병'을 열창했다. 이날 중창단은 전화투표에서 1만7천여 표를 받아 1승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중창단원들은 노래를 전공한 사람보다는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구성돼 열정이 더 빛을 발했다. 칠순이 넘은 어르신들이 랩, 화음, 동작 등을 선보이는 등 젊은이들과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노래를 불렀다. 거실에서 대형 거울을 무대삼아 연습했고 인터넷에서 뽑은 악보를 보고 몸동작 하나 표정 하나에도 일일이 신경을 썼다. 특히 노래 중간중간 김성목 어르신의 '헤이 브라보 김일병' 콧소리 추임새(랩)는 시청자들에게 익살스런 재미를 연출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TV에 출연하고 난 뒤에는 지하철이나 마트에 가도 많은 시민들이 TV를 잘 봤다며 알아주는 사람이 생기고, 집에서는 축하전화를 받느라 밤잠을 설칠 만큼 유명세를 톡톡히 탔다.
김동순(73'효목동) 중창단 회장은 "꼴찌를 하면 어쩌나 마음의 부담이 컸다"며 "소심했던 성격이 방송출연을 통해 자신감이 쌓이고 하루하루가 가슴이 벅차다. 중창단의 노래 요청이 들어오는 곳이 있으면 기꺼이 달려가겠다"며 활짝 웃었다.
동구팔공노인복지관은 2008년 8월에 개관 등록된 회원 수만도 7천여 명이 넘는다. 복지관 내에는 40여 개 강좌 중에서 노래교실 강좌가 제일 인기가 높다. 1개 반에 평균 250여 명이 등록, 평균 경쟁력만 2대 1을 넘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복지관 내에는 남자 12명, 여자 28명으로 구성된 남녀 혼성 합창단이 있다. 합창단은 보훈병원과 재향군인회 등 각종 모임 행사에 설 정도로 노래 실력이 수준급이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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