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에는 물건 좋고 저렴한 전통시장으로 오이소."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명절을 준비하는 손길이 바빠졌다. 북적이는 전통시장은 한때 대표적인 설 풍경 중 하나였다. 장을 보러 나온 이들이나 상인 모두 명절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축제의 공간이었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아직도 전통시장은 우리 주변 곳곳에 있고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시장경영진흥원에 따르면 이번 설 준비를 전통시장에서 하면 대형마트보다 20% 가까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명절을 앞두고 1만원짜리 한 장의 가치가 남다른 전통시장을 둘러봤다.
◆서문시장 박정순(65'여), 한교정(70) 씨
"건어물은 서문시장이 최고 아입니꺼."
40여 년째 서문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하고 있는 박 씨는 "서문시장에는 80여 개의 건어물 가게가 모여 있어서 전국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규모다. 그만큼 건어물 종류도 다양하고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크기도 여러 가지"라고 했다. "대형마트에서 포장된 채로 판매되는 건 아무래도 신선도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서문시장 건어물은 판매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금방 들어온 물건들이 많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1지구에서 40여 년 동안 한복 가게를 하는 한 씨는 "요즘은 명절에 한복을 갖춰 입는 사람이 워낙 없다 보니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하지만 곱게 차려입은 한복은 명절 때 가족의 소중한 추억이 될 수도 있다.
한 씨는 "서문시장은 저렴한 기성제품부터 고급스런 맞춤제품까지 다양한 소재와 가격대의 한복을 만나볼 수 있으니 이번 설에는 한복을 입고 가족'친지를 찾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칠성시장 김만수(63)'손주희(61'여) 씨
"칠성 시장은 신선한 과일이 유명합니다. 물론 대형마트보다 가격은 저렴하고요."
김 씨 부부는 "우리 집은 양념류를 팔고 있어서 설 대목에는 오히려 조용한 편이지만 주변에 과일과 채소가게가 많다 보니 설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끼는데 갈수록 경기가 나빠지는 게 눈에 보인다"고 했다.
또 "어려울수록 가격이 저렴한 전통시장을 이용해달라"며 "시장에는 깎는 재미도 있으니 1원 한 푼 못 깎는 대형마트보다 사람냄새도 나는 곳"이라고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관문시장 조정래(33) 씨
"생선만큼은 관문시장이 알아줍니다."
조 씨는 젊은 생선가게 사장이다. 28살에 생선가게에서 일을 시작해 장사 5년차에 접어든 조 씨는 관문시장 생선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조 씨는 "관문시장은 생선과 과일가게가 많다. 그만큼 찾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인데 손님이 많으니 회전율이 높아 신선도도 높다"고 말했다.
또 "물건이 대량으로 들어오는 만큼 가격도 저렴하다. 우리 상인들도 대형마트에 가서 가격이 얼마나 싼가, 물건이 얼마나 좋은가 비교를 해보는데 생선의 경우 대부분 시장이 싸더라"며 "생선은 신선도가 생명인 만큼 관문시장에서 오시면 저렴하면서도 신선한 생선을 구입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봉덕신시장 박순자(58'여) 씨
"대구에서 강정가게는 봉덕신시장에 젤 많지예."
30년째 봉덕신시장에서 강정을 판매하고 있는 박 씨는 "전통명절인 설에 전통과자 강정이 빠지면 섭섭하다. 시장에서 파는 강정은 즉석에서 바로 만들고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손님들도 안심하고 사간다"고 말했다.
또 "우리 집에는 마트나 백화점에서는 볼 수 없는 뻥튀기 기계가 있어 지나가던 손님들이 발길을 멈추곤 한다"며 "뻥튀기 기계 소리와 함께 추억을 살리고 금방 만든 맛있는 강정을 많이 사가시면 좋겠다"고 웃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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