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최고 멋쟁이 미남, 캐리 그랜트

입력 2012-01-18 07:55:59

할리우드 배우 중 최고의 멋쟁이 미남은 누구일까. 그레고리 펙과 함께 반드시 거론되는 배우가 캐리 그랜트(1904~1986)다. 양복이나 캐주얼을 입어도 기품이 있는 도회적인 이미지에 말솜씨와 연기력도 뛰어났다.

1904년 오늘, 영국 브리스톨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0대 시절을 서커스단에서 노래하는 마술사로 보냈고 미국 순회공연 중 할리우드에 정착했다. 세계적인 배우로 널리 알려진 것은 '서스펜스의 대가' 앨프리드 히치콕이 감독한 4편의 영화에 출연하고 나서부터다. '의혹'(1941년)에서 야비한 살인자 남편 역을 했는데 수많은 여성팬이 살인자 역할을 맡기지 말라고 집단 항의하는 사태를 빚었다. '오명'과 '북북서로 기수를 돌려라'도 큰 히트를 쳤다. 64세 때 영화계에서 은퇴해 화장품 회사의 경영진으로 일했다.

그의 사생활은 겉모습과는 딴판이었다. 5번 결혼했고 숱한 여자와 염문을 뿌렸다. 가정폭력을 휘두르고 환각제를 복용했으며 사망 후 동성연애자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의혹투성이에 일상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의 삶 자체가 히치콕이 만든 영화와 무척 닮아 있었다.

박병선/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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