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특별 처방전] 치아가 나이를 먹는다

입력 2012-01-16 07:12:00

최근에 20대 후반의 여성이 앞니가 점점 튀어 나온다며 치과에 찾아왔다. 윗니와 아랫니의 맞물림이 자연스럽지 못한 '부정교합'을 치료하지 않아서 치아의 마모가 심하게 일어나 있고 전치부 즉, 앞니 부분이 크게 손상돼 치아는 길어지고 흔들리기까지 한 상태였다. 한마디로 말해 정말 20대의 구강상태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치아가 노화되어 있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신체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치아가 변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치아도 다른 신체 기관들처럼 나이를 먹는다. 젊어서 가지런했던 치열이 비뚤어지고, 없던 덧니가 생기기도 한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치아를 지지하던 조직들이 약해져 치아가 삐뚤어지고 치아 사이가 벌어지거나 겹쳐지기도 한다. 만약 당신의 앞니 부위가 앞으로 돌출되는 등 치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 치아의 노화현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치아의 배열이 뒤틀리고 나빠지는 것은 단순히 모양이 보기 싫어지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특히 아랫니가 앞으로 돌출되면 윗니와 필요 없는 부딪침이 일어나서 위'아래 앞니가 더욱 상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치열이 비뚤면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끼기 쉬워 관리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칫솔질로 닦이지 않은 입속 노폐물은 시간이 흐를수록 치열 사이에 치석으로 쌓이고, 치석은 잇몸병을 일으키고 심하면 치아를 잃게 만든다.

중'장년층의 간단한 교정에는 투명교정장치가 도움이 된다. 투명교정장치란 치열의 모양에 따라 투명한 필름같은 틀을 제작해 치아에 끼워 치아의 뿌리를 조금씩 움직이는 교정방식이다. 치아 뿌리에 힘을 주어 이동시켜 바르게 자리를 잡는다는 점에서는 일반 교정과 같은 원리이지만, 보기 흉한 철사 교정장치를 하지 않아도 되고 물에 적셔 착용하면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경우가 이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교정과 의사와의 상담을 권한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가급적이면 자신의 치아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도 강해졌다. 하지만 치아는 한 번 상하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평소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 나이가 몇 살인데 하면서 새로운 치료를 망설이지 말고 변화한 모양, 환경에 따라 적극적으로 구강을 관리해 치아 나이를 줄일 수 있는 임진년이 되기를 바란다.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