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폭로 즐기는 민족

입력 2012-01-14 08:00:00

한 국회의원의 돈봉투 폭로 사건으로 전국이 시끄럽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올 한 해 국민들은 지긋지긋할 정도로 수많은 폭로'의혹 공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는 총선'대선이 치러진다. 2002년, 2007년 대선 때에도 폭로'의혹 공방이 러시를 이뤘다. 언제부터인지 한국 정치인들은 남 탓하는 것을 특기로 삼아왔다. 무차별로 폭로'의혹을 제기해 정적을 제거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왔다. 배우고 가진, 기득권의 대표들인 국회의원들만 그러할까. 남 탓하고 다른 사람을 씹기 좋아하는 한국인 자체가 폭로'의혹을 즐기는 민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인의 특질을 보여주는 케케묵은 유머가 있다. '세계적인 호화 유람선이 좌초됐다. 구명보트가 너무 작아 승객들을 모두 태울 수 없었다. 선장이 3명을 줄여야 전체가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영국인이 "여왕 폐하 만세"를 외치며 먼저 물에 뛰어들었다. 다음 미국인이 "미국이여 영원하라"며 물에 뛰어들었다. 승객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침묵에 빠져들었다. 갑자기 한국인 한 명이 벌떡 일어나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일본인을 번쩍 들어 물에 던져버렸다.'

또 다른 유머가 있다. '호화 유람선이 침몰했다. 각국별로 남자 2명과 여자 1명씩 무인도에 상륙했다. 무인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탈리아 사람:남자 2명이 여자를 두고 끝없이 싸운다. 프랑스 사람:여자가 한 남자와 결혼한 후 남은 남자와 바람을 피운다. 미국 사람:여자는 한 남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는 이혼하고 친권 싸움을 위해 남은 남자에게 변호사 역을 부탁한다. 일본 사람:2명의 남자가 여자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도쿄의 본사에 연락하려고 애쓴다.'

원래는 회사에만 의존하는 일본인을 비꼬는 유머였지만 한국 사람이 포함된다면 이렇지 않을까. 한국 사람:남자들이 있는 것 없는 것 모아 돈봉투를 만들어 여자를 유혹한다. 혹은 남자들이 상대 남자에 대한 과거나 전력을 무차별 폭로해 여자에게 환심을 산다.

폭로가 많은 사회는 분명 건강하지 못하다. 부정이나 잘못은 언제든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좋은 말이 있다. '차라리 밑이 없는 항아리는 막을 수 있을지언정, 코 아래 가로질러 있는 입은 막기 어려운 법이다.' 폭로'의혹 제기가 없는, 깨끗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박병선 동부지역본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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