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갑…이한구 "다시 한 번" vs 여야 주자 "세대 교체"
'박근혜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리며 친박계에 새로 편입된 이한구 의원의 지역구다. 본사 여론조사에서는 대구에서 현역의원에 대한 교체 희망도가 낮은 축에 속했다. 그러나 최근 3선과 고령(66세)이라는 점이 겹치면서 당 안팎의 교체요구가 높아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의원의 지명도에 비해 지역의 조직 기반은 비교적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를 틈타, 당내의 도전자들이 나타나는 것은 물론 무소속'야권인사들도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김대현 전 대구시의원과 김성현 전 대구시외국어교육협의회 회장, 김영우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대구시연합회 부회장이 이 의원에게 공천 경쟁을 벌이자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성교 전 청와대 행정관도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김경동 전 수성구의회 의장은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희섭 전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 이연재 전 진보신당 대구시당 위원장 등 야권의 주자들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한구 의원은 '다시 한 번'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잦은 언론 노출로 경제통, 정책통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은 것이 최대 장점이다. 또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을 연구기관에서 대학교로 전환, 대구를 지식기반 산업 도시로 전환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2008년 국회 예결특위 위원장 경력도 지역기여도에서 플러스 요인이다.
도전자로는 김대현 전 대구시의원이 거론된다. 시의원을 지냈고 관선과 민선 구청장을 지낸 김규택 전 수성구청장의 아들이다. 지역밀착형 인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젊은 수성구, 명품 수성구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정치적 자산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경신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김성현 전 대구시외국어교육협의회 회장은 교육계를 중심으로 한 지지세가 만만찮다고 알려지고 있다. 김영우 한나라당 중앙위원회 대구시연합회 부회장은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정책위원으로 활동했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한나라당 당직을 맡아 당내 기반도 든든한 편이다.
서성교 전 청와대 행정관은 젊은 인재임을 강조한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석사 출신에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며 쌓은 경험을 수성구와 대구 발전을 위해 쏟겠다는 각오다.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김경동 전 수성구의회 의장은 수성구의회 2∼5대 의원을 지냈고, 대구시구군의장협의회 회장, 전국시군자치구협의회 부의장, 민주평통 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오랜 지역활동에 따른 지지기반이 폭넓다.
야권에서는 김희섭 전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과 이연재 전 진보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경북대를 졸업하고 경북대 강사로 활동 중인 김희섭 전 위원장은 대구민주시민운동협의회 대표와 봉사단체 새희망 봉사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닦아 놓은 시민사회단체의 지지기반이 만만찮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야권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데 기여했다.
이연재 전 위원장은 수성구에서만 노동, 사회운동을 10년째 주도하고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19%의 높은 득표력을 기록, 주위를 놀라게 했다. 18대 총선 낙선 이후 중국 유학을 다녀왔다. '수성주민광장' 상임대표와 '대구시친환경의무급식조례제정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대구 수성을 … 한나라당 텃밭에 중량급 50대 인사들 거센 도전
한나라당의 '텃밭 중의 텃밭'으로 불렸던 이 지역이 최근 들썩이고 있다. 한나라당에 대한 충성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였지만 최근 당 지지도와 함께 현역인 주호영 의원에 대한 지지 강도가 많이 약화되었다는 평가다.
한나라당보다는 무소속이나 야권에서 주 의원에 도전장을 내민 예비주자들의 도전 열기가 뜨겁다. 김형렬 전 수성구청장과 남칠우 민주통합당 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정기조 전 밀양신공항 추진 공동대표, 최경훈 수성구자유총연맹 분회장, 여동활 새시대 새물결 추진위원장도 예비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일부 교육&시사포럼 대표도 출판기념회를 갖고 도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주호영 의원은 초대 특임장관,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3선'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출범 전까지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던 주 의원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에도 막후에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재산권과 관련된 민원을 대폭 해소하기도 했다.
무소속의 김형렬 전 수성구청장의 도전이 주목받고 있다. 직전 수성구청장으로 지지기반이 만만치 않다. 대구중, 대륜고,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민정당 공채 6기로 당료 생활을 시작해 한나라당 경북도당 사무처장을 지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수성구청장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여의도 진출과 지방선거 낙선의 설욕을 함께 이루겠다고 18대 총선을 제외하고 4번째 도전에 나서는 남칠우 민주통합당 수성을 지역위원장은 'MB 정권과 한나라당의 수도권 중심 국가발전전략을 폐기하고 지방분권화와 국가균형발전정책의 확립으로 대구를 살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경북고를 나와 건국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철언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21세기생활정치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정기조 전 밀양신공항 추진 공동대표는 '신공항 유치' 등 지역현안 해결을 내세우고 있다. 오랜 공직생활과 시의원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대구등산학교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역 내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대륜고와 계명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친박연합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한 최경훈 수성구자유총연맹 분회장의 득표력도 관심거리다. 수성구의회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2009년 구의원 시절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역유치 촉구결의안을 대표발의했다. 자유총연맹이 기반이다.
여동활 새시대 새물결 추진위원장은 지역 내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힌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으로도 활동했던 여 위원장은 '박애단'을 조직해 카페지기로 활동하기도 했다.
여기에 김일부 '교육&시사포럼' 대표도 가세했다. 주호영 의원과 고등학교 동기동창으로 일본 쓰쿠바대를 졸업하고 일본 NHK 한국지국 기자 경력도 갖고 있는 일본통이다. 교육 관련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교육평론가다.
◆대구 달성…전국적 관심 박근혜 출마 여부따라 선거판 요동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선거구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최대 이슈다. 정치권의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거듭된 박 위원장의 달성군 출마 발언으로 한나라당 소속 출마 희망자들의 발걸음이 잘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비상대책위 체제가 출범한 이후 박 위원장의 '불출마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포스트 박근혜'를 꿈꾸는 후보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박 위원장이 4월 총선 때까지 서울을 비우고 달성에 매달릴 수 없을 것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에서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지 무소속 성향의 이들 예비후보들 모두 박 위원장이 달성 출마를 고집할 경우 불출마한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어 박 위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거구도는 확 바뀔 수 있다. 단일화를 예정하고 있는 민주통합당(김진향)과 통합진보당(정우달) 인사의 도전도 눈길을 끈다.
박 위원장의 불출마를 전제로 하면 달성은 지금보다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박근혜'를 노리는 도미노 출마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의 뜻을 존중해 출마의사를 내비치기 꺼렸던 여권 인사들이 얼굴을 잇달아 내밀 것이기 때문이다.
'포스트 박근혜'를 준비하는 인사들은 많다. 한나라당 달성군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진 전 달성군수가 주목의 대상이다. 이 전 군수는 박경호 전 군수의 뒤를 이어 달성지역 수석부위원장을 맡아 달성의 한나라당 조직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지금은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박 위원장이 자리를 비울 경우 승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박 위원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알고 박 위원장의 뜻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구성재 전 조선일보 대구취재본부장도 '포스트 박근혜' 자리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일단 무소속이다. 출마하려는 지역이 박 위원장의 지역구이고 명확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이 어려웠다. 그러나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준비 중이다. 박 위원장이 불출마할 경우다.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경북도지사와 내무부장관을 지낸 구자춘 전 내무부장관의 아들이다.
곽상도 변호사도 주목의 대상이다.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78명의 발기인 중 한 명이다. 초대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지냈다. 현풍 곽씨 문중의 지지도 든든하다. 곽 변호사 역시 친박 활동을 하지만 박 위원장이 있는 한 달성 출마는 상정하고 있지 않다. 박 위원장이 비운 자리를 노리고 있다.
중소기업회장과 16대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박상희 대구경총회장 역시 박 위원장의 불출마를 전제로 한나라당 공천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각오를 주변에 밝히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달성군수 도전이 불발된 서보강 대구대 겸임교수도 재도전에 나선다. 대구시의원, 코리아정책연구소 정책연구이사, 이명박 대통령후보 정책특보를 지냈다.
야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비서관을 지낸 김진향 민주통합당 달성위원장이 뛰고 있다. 한나라당 독점구조를 타파하고 대구의 정치환경 변화를 내세우고 있다. 달성 하빈 출생으로 영진고와 경북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북한'통일'평화문제 전문가다.
정우달 전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노동위원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을 지내며 지역 노동운동에 투신해왔다. "한나라당 일당 독식의 정치질서가 존속된다면 대구에는 미래가 없다"는 정 전 위원장은 민주노총 대구본부장과 대구진보연대 공동대표를 지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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