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심재철 지음/ 문예당 펴냄
"소생한다고 하더라도 식물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수술 후 패혈증은 치사율이 80% 정도로 매우 높습니다."
"내장기관이 심하게 찢어졌고, 두개골에도 10㎝ 정도 금이 가서 골막이 보이고, 유리 파편들이 박혀있고, 심장을 싸고 있는 심장막도 13㎝가량 찢어져서…."
1993년 6월 30일 새벽, 뉴스 보도를 위해 방송국으로 향해 달리던 MBC 기자 심재철은 비 내리는 올림픽대로에서 중앙분리대를 넘어온 5t 트럭과 부딪쳤다. 심재철이 운전하던 자동차는 트럭 밑으로 구겨져 들어갔고, 심재철은 빗속에 방치되었다. 그토록 처참히 부서진 자동차 안에 사람이 살아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누구나 죽을 줄 알았지만 심재철은 죽지 않았다. 그는 병원에서 300일 동안 사투를 벌이고, 비록 휠체어를 탔지만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이 책 '하루'는 지은이 심재철이 아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쓴 '가족 성장 일기'로, 아이가 스무 살이 되자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 운동을 펼쳤던 이야기, 방송사 최초로 노조를 설립했던 이야기, 수감생활,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는 모습에 행복해하던 날들, 사방을 칠흑처럼 둘러싼 절망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 결코 놓치지 않았던 희망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별 탈 없이 이어질 줄 알았던 삶은 어느 날 갑자기 죽음과 직면했다. 죽음에 한 발을 걸친 상태로 그를 버티게 했던 것은 사랑과 희망이었다. 지은이는 "가정은 소우주이고, 아기는 작은 역사다. 그리하여 하루는 우주의 탄생과 같은 기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죽을 것 같았던 순간에도 고통을 이기는 희망이, 절망보다 축복이 있었음을 나는 깨달았다. 오늘도 하루의 기적이 이어지고, 나는 하루의 기적을 오롯이 일기장에 옮길 것이다"고 말한다.
296쪽, 1만5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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