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반발로 강남역 화단설치 무산

입력 2012-01-06 19:27:53

노점상 반발로 강남역 화단설치 무산

강남구청이 오는 3월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강남역 인근 노점을 정리하고 인도에 화단을 설치하려 했지만 노점상의 집단 반발에 가로막혔다.

6일 오전 9시께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대로변에 구청 공무원, 용역직원 등 120여명과 화분을 실은 25t 트럭 두 대가 도착하자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소속 노점상 300여명(경찰 추산 100명)이 이들을 에워쌌다.

노점상들은 현장에 투입된 경찰에 "합법적으로 신고된 집회를 방해하지 말라"고 외쳤고 지게차가 트럭에서 화분을 내리려고 하자 차 위에 올라가 이를 저지했다.

구청 측 용역직원들이 노점상을 끌어내려고 하자 몸싸움이 벌어졌고, 노점상 한 명이 얼굴을 감싸쥐고 바닥에 드러누워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1시간여 진통 끝에 구청 측이 물러나 큰 충돌 없이 상황이 정리됐다.

지난 3일에는 서초구청 측에서 강남대로 맞은편에 화단을 설치하려 했다가 한 30대 노점상이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는 바람에 철수하기도 했다.

토스트 노점을 18년간 운영했다는 김현우(56) 민노련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구청이 아무런 협의나 협상도 없이 화단 조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화분 트럭을 막아선 노점상 박모(69.여)씨는 "내 자리에 돌 깐다니까 나왔다. (장사를) 하던 곳에서 해야지 또 어디 가겠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관계자는 "대화채널을 열어놨다. 강남 디자인 특화거리 조성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예정됐는데 상인들이 연말연시 대목에 장사를 해야 한다고 해 미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사업에는 3월 말 핵안보 정상회의 대비 목적도 있다. 강남대로는 강남과 서울의 얼굴"이라며 "노점 단속은 지난 5년간 하지도 않았다. 기업형 노점상의 실체를 시민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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