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가 왜 물갈이 대상" "…" "고향사람 만나 힘나"

입력 2012-01-06 11:16:15

이만섭 전 의장 축사에 박근혜 위원장 웃음만

"TK가 왜 물갈이 대상이냐?"(이만섭). '...'(박근혜 웃음)

5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매일신문사 주최 '2012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 말미에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청도 감와인을 들고 건배제의를 했다.

"박정희 대통령 생각이 납니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살게 된 것도 다 대구경북민이 새마을운동을 했기 때문 아닙니까? 대구경북이 이 나라를 일으켜 발전시켰습니다."

지역 출신 인사들이 자리를 채운 만큼 큰 박수가 터지자 이 전 의장은 "요즘 정치권에서 'TK 물갈이'를 이야기하는데 정말 웃음밖에 안 난다"며 "부정부패에 연루되거나 비리가 있거나 지역민으로부터 신망을 얻지 못하는 사람을 솎아내면 될 것이지 왜 TK, PK, 수도권 등을 거론하면서 TK를 물갈이 지역이라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고개를 숙이면서 웃음을 지었다. 이 전 의장의 물갈이 발언에 웃음으로 화답한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도 일부 비대위원들이 장외에서 내놓은 인위적, 지역적 물갈이 발언에 대해 "당 쇄신과 관련해 주로 인적 쇄신과 물갈이 등에만 관심이 쏠리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갈이가 아닌) 국민이 (공천 기준을) 볼 때 고개를 끄덕이는 것에 목표를 둬야 하며 공천은 국민이 납득 할 만한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8대 총선에서 공천 학살당한 친박계가 18대 국회 내내 친이계에 밀려 비주류로 머물고 있었는데 "앉아서 선수(選數)만 챙긴 의원"(김종인 비대위원)으로 비하되자 TK정치권에 계파 없이 부글부글 끓는 형국이다.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이 인위적 물갈이론이 아닌 '시스템 공천'을 재차 확인하면서 조금은 숙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없지는 않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신년교례회에서 축사를 통해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라는 두 번의 큰 선거가 있다.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고 정치를 바꿀 중심에 대구경북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당이 비대위까지 꾸려야 하는 상황이 부끄럽고 송구스럽지만 새해를 맞아 고향의 여러분을 만나니 기운이 난다"며 "지난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해 온 대구경북이 새로운 변화의 길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앞장선다는 표현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서상현'유광준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