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검찰 수사 의뢰 쇄신이미지 부각…계기 '차떼기' 오명 이후 최대위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폭로한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이 총선을 앞둔 여권에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쇄신 행보에 힘이 더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한나라당 전체가 회복불능의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2002년 대선 직후 뒤집어썼던 '차떼기 정당' 이미지가 더욱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6일 고승덕 의원의 폭로와 관련, 한나라당이 수사의뢰서를 제출함에 따라 이 사건을 공안부에 배당하고 관련자 소환 등 본격적 수사에 착수했다. 황영철 당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전당대회 금품 제공 사건과 관련해 당 실무자 2명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고 의원은 디도스 국민검증위원회에서도 배제됐다"고 말했다. 정당법 제50조(당 대표 경선 등의 매수 및 이해유도죄)는 정당의 대표자 또는 당직자로 선출되게 하거나 선거인에게 투표를 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나 선거운동관계자, 선거인 등에게 금품과 향응 등을 제공하거나 받은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6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 문제는 신속하게, 국민의 의혹이 확산되기 전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지 못할 경우 당 쇄신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만큼 초강수를 둔 것이다. 그는 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기초단체장 공천 과정에서 김덕룡'박성범 의원의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신속하게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금품 제공 당사자로 꼽히는 의원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18대 국회 초반 당 대표를 지낸 박희태 의원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했고, 박 의원으로부터 봉투를 받아 고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에 이어 당 대표에 오른 안상수 의원 역시 "돈 봉투를 돌린 적이 없다"며 의혹을 일축하면서 "고 의원은 내가 당 대표가 된 후 국제위원장으로 중용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당당히 수사에 응하고 정치 발전을 위해 내용을 털어놓겠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박 위원장의 의도와 상관없이 반(反)박 세력의 집단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인적 쇄신 드라이브 속에 친이계를 몰아내기 위한 차도지계(借刀之計'직접 나서기 보다 다른 사람을 통해 해결)로 활용될 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경우 한나라당의 분당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야당은 정치쟁점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 오종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만사가 돈이면 다 되는 '만사돈통' 정당이다"고 맹비난했고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돈을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을 명백히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5일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통합당 등에서는 과거 금권정치가 횡행했던 정치 풍토를 감안할 때 돈봉투 사건의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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