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혁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일까? 반론도 적지 않지만 대체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꼽는 성공 요인 대부분이 '젊은 시절 겪은 시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임용혁(52)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도 그런 경우였다. 1960년 경주 안강읍 금단리에서 만석꾼 집안의 손자로 태어난 그는 가난하고 어렵던 시절, 남부러울 것 없는 넉넉한 유년기를 보냈다. 하지만 좋은 시절은 자식을 강하게 키우고자 했던 부친의 본격적인 훈육이 시작되기 전인 12살 때까지였다.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 자취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집안 형편을 감안하면 편하게 하숙을 할 수도 있었지만 고생을 알아야 진짜 사람이 된다는 부친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죠. 어머니께서는 몹시 안타까워하셨는데 뒷바라지는커녕 속옷까지 자식이 직접 빨아 입는 모습에 자책 아닌 자책도 하셨습니다."
이후 임 감사는 음악에 심취, 밴드 지휘와 바이올린 연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만 음대 진학에 실패했다. 그의 인생도 고난의 길로 접어들어 부산의 음악다방을 전전하다 무일푼으로 상경, 중국식당 종업원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사글셋방이 전세방으로 바뀌고 세간이 늘어가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그러나 힘든 와중에도 사람만은 놓치지 않았고, 인연이 큰 기회로 다가왔다. 지인으로부터 대한민국 최고 상권인 명동의 상가를 권리금 없이 넘겨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받은 것. 빵집을 연 그는 하루에 3번씩 빵을 구워내는 다른 가게들과 달리 8번씩 빵을 구워 내며 소비자들을 만족시켰다. 식어버린 빵은 매장에서 들어내 사회복지시설에 보냈다. 돈도 모이고 인심도 얻었다.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정치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지만 처음에는 거절했습니다. 재산 모으고 사람들과 정 나누는 일이 더 재미있었거든요. 그런데 고생한 사람이 정치를 해야 어려운 사람들이 편하다는 말에 혹해서 정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나름 보람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명동을 지역구로 하는 서울시 중구의회 의원을 두 번 지내게 된 배경이었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 취임한 그는 "관광 차원에서 보면 대구'경북은 꿰어야 할 구슬은 많은데 아직 알뜰하게 그 구슬들을 엮지는 못한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며 "천년고도 경주를 비롯한 지역의 출중한 관광자원들이 이른 시일 내에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감사는 경주 사방초교, 경주중, 경주고, 경희대 관광레저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단국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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