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취업·이성, 40대 부부갈등 많이 물어
'올해 내 운세는 어떨까?' 새해를 맞아 신년 운세를 보기 위해 한번쯤 점집이나 철학관을 찾는다. 특히 최근에는 가족 건강이나 한 해 운세를 묻는 주부뿐만 아니라 취업운, 애정운, 진로운을 묻는 젊은층의 발길도 눈에 띈다.
◆철학관·점집=2일 오후 3시 대구시 중구 달성공원 앞. 한때 번성했지만 지금은 30여 곳의 철학관과 5, 6곳의 점집이 남아있다. A철학관 역술인은 "이전에는 그런대로 장사가 됐는데 최근 들어 손님들의 발길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우연히 찾는 손님들은 거의 없고 단골손님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하러 오는 내용도 바뀌고 있다. B철학관 역술인은 "건강 운이나 애정 운을 많이 묻던 예전과는 달리 취업 운을 묻는 젊은이들이 제일 많다"고 말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 층의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다음으로 '하던 사업을 계속해야 되나 그만둬야 하나' '이혼문제' '결혼문제'가 뒤를 잇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대별 상담내용도 차이가 있다. 10대에서 30대 초반까지는 주로 취업'진로와 이성문제를 꼽았고, 40대는 높은 이혼율을 반영하듯 부부갈등 문제를, 50대는 사업 운을 주로 상담하고 있다. 특히 60대 이후 황혼이혼 문제나 로또 당첨번호 및 복권구입 시기를 문의하는 상담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철학관 역술인은 "운세를 보는 것은 자동차 운전을 할 때 표지판을 잘 살펴보고 가야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운이 나쁘게 나오면 조심하고, 운이 다가오면 잘 활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타로점카페=3일 오후 7시 대구시 중구 중앙로 A타로점카페. 30대 초반 젊은이가 새해 운세를 보고 있다. 타로 카드를 해석해주는 '타로 마스터'는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벽에는 애정운·금전운·사업운·건강운·취업운·시험운 등의 메뉴가 붙어있다.
마스터가 고객에게 주문한다. "새해 소망을 마음 속으로 생각하면서 평소 잘 쓰지 않는 손으로 카드를 13장 뽑아주세요." 자신도 13장의 카드를 뽑은 마스터는 26장의 카드를 한 장씩 내려놓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첫 장 "올해는 이제까지 좋지 않던 운이 지나가는 끝자락입니다." "재물 운은 괜찮습니다." "올해는 이제까지의 일에 대한 결실을 맺을 것 같네요." "새해에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부를 시작할 것 같습니다." 등 한 장씩 설명해 내려갔다. 고객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꼭 집어주는 마스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새해 설계를 한동안 털어놓고 있었다.
주로 대학가 주변에 많던 타로점가페들이 동네 골목, 시내 중심가. 영화관, 대형마트까지 진출해 있다. 대구시 남구 봉덕동 오즈의 마법사 타로점 이정석(47'여) 마스터는 "재미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고민이나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애정운을 묻는 고객이 가장 많으며 취업이나 이직을 위한 직업운을 보는 사람들도 늘었다"고 말했다. 경제 불안으로 거의 매일 찾아오는 고객도 있으며 주식을 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등 주식상담을 하는 고객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곳을 찾은 직장인 박모(35) 씨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갑갑할 때 타로점을 본다"며 "점괘가 꼭 좋게 나오지 않더라도 오히려 기대를 덜하게 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오모(20) 씨는 "미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가끔씩 생각한 것과 딱 맞아떨어질 때가 있어 종종 찾는다"며 "좋은 점괘가 나오면 실제로 일이 잘 될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타로점이란=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78매의 카드를 뽑아가면서 문제를 분석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일종의 점이다. 카드의 그림들은 운명의 수레바퀴에서부터 은둔자, 정의의 여신, 죽음의 여신, 광대, 마술사, 교수형을 당한 죄인 등 세상의 만물을 대변하고 있어 수만 가지의 해석이 가능하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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