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리 단편소설집 '칼과 장미'
소설가 윤중리(본명 윤장근'사진) 씨가 소설집 '칼과 장미'(책마을)를 출간했다. 이번 소설집은 12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것이며, 소설 속 화자는 대부분 '나'다. 소설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작가 자신이 살아온 세계, 갈구하는 세계가 투영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윤중리는 오랜 세월 대구가톨릭문인회에서 활동했다. 현실적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경우 그는 종교적 과정을 거쳤다. 이번 소설집에 묶인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요한 의식 역시 천주교에 대한 신뢰와 실천의지다.
소설 '나카사키의 종'은 종교적 살신에 관한 노래다. 1945년 원자폭탄 투하로 폐허가 된 삭막한 죽음의 현장에서 사랑을 실천한 나가이 다카시 박사의 종교와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소설 '왕의 길'은 여행지의 만남과 이별을 소재로 인생에서의 만남과 이별을 이야기한다. 또 소설 '절규와 체념'에서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침묵의 강'에서는 침묵을 통한 깨달음을 노래한다. 비록 그것이 억울한 처벌이고, 보상 받을 길 없는 억울한 죽음이라고 할지라도 침묵함으로써 용서에 이르고 화해에 이르는 것이다.
지은이는 "내 글을 두고 종교적 교훈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글이 궁극적으로 가르침이고 깨달음이 아니겠는가. 가르침과 깨달음이 없다면 감동이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직설적이거나 생경하게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살아갈수록 사람살이란 인정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쩌면 삶이란 것은 본질은 그리움이 아니겠는가. 그리움은 삶의 에너지원이고, 내 글은 그리움의 다른 모습"이라고 말한다. 335쪽, 1만2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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