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물레길] 달성군 묘리∼대암리 140리를 가다

입력 2012-01-01 08:42:14

①왜 물레길에 주목하는가…역사의 숨결 품은 도도한 물 줄기…강변 답사 1

대한민국이 걷기 열풍에 풍덩 빠졌다.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지리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팔공산 올레길, 관동별곡 800리길 등 걷기 코스가 전국 곳곳에서 탄생하고 있다.

이에 맞춰 올레길, 둘레길 걷기가 여행의 한 패턴으로 굳어졌고 걷기모임 동호회도 붐을 이루고 있다.

대구시를 온통 감싸고 있는 달성군에도 또 다른 길이 생겨났다. '달성 물레길'이다. 문명의 젖줄이자 발전의 원동력인 강과 아기자기한 산, 그리고 문화생명이 흐르는 달성지역은 걷기 코스의 새 명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낙동강은 달성군 서쪽 7개 읍면을 끼고 돌며 장장 55㎞(140리)에 걸쳐 유유히 흐른다.

최근 정부의 낙동강 물길 사업으로 이 구간을 한달음에 내달릴 수 있는 자전거 도로도 뚫렸다. 강변 곳곳에 자연생태를 중심으로 한 수변공원, 수상레저타운 등 편의시설도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가족들이나 연인, 동호인들이 요트, 수상스키, 카약, 카누를 타고 달성 물레길의 진미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

달성에는 하빈 하목정, 화원유원지, 사문진나루터, 고령강정보, 달성보 등 강변 문화가 살아 있는 곳과 옥포 용연사, 남평 문씨 세거지, 구지 도동서원, 현풍 석빙고, 현풍 곽씨 십이정려각, 육신사, 태고정 등 선조들의 삶과 애환이 깃든 곳이 많다.

달성 북쪽 묘리에서 시작돼 남쪽 구지면 대암리까지 이어지는 55㎞ 구간의 '달성 물레길'을 가본다.

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화원유원지

화원읍 성산리에 있다. 사방이 꽃동산처럼 아름답다는 그 이름처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성산리, 구라리가 자리한 서북쪽 경관은 특히 빼어나다. 신라 경덕왕이 그 풍치에 반해 아홉 번이나 들렀다는 '구라리'나 낙동강이 성산을 휘감아도는 '성산리' 일대는 예부터 호걸과 가객들이 즐겨 찾던 곳. 성산(해발 85.3m)은 북쪽 낙동강을 향해 절벽을 드리운 천연의 요새로, 옛날 동'서'남 편에 성을 쌓아 전쟁에 대비했다고 한다. 일본인이 처음 조성했으며, 1958년 새로 단장했다.

◆도동서원

구지면 도동리에 있으며, 조선 초기의 유학자 한훤당 김굉필을 배향했다. 1568년 지방 유림에서 비슬산 동쪽 기슭에 세워 쌍계서원이라고 했고,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605년에 사림들이 현 위치에 중건해 보로동서원이라고 했으며 1607년에 도동서원으로 사액됐다. 2007년 사적 제488호로 지정됐다. 암키와와 수막새를 엇갈리게 끼워 장식한 토담은 강당, 사당과 함께 보물 제350호로 지정된 보기 드문 걸작으로, 우리 나라 재래토담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현풍 곽씨 십이정려각

현풍면 지리에 있으며, 대구광역시문화재자료 제29호로 지정됐다. 조선 영조 때 세운 정려각으로 곽씨 일문에 포상된 12정려(十二旌閭)를 한 곳에 모은 것이다. 내부에 2기의 비석과 12개의 현판이 있다. 6'25 전쟁으로 건물 일부와 비석 1구가 완전히 파괴됐다가 1963년에 중수했다. 조선시대에는 임금과 신하'아버지와 자식'남편과 아내 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잘 지키면 국가에서 포상하고 정려(旌閭)했다. 한 마을에서 곽씨 일문에 12정려가 나왔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육신사·태고정

하빈면 묘리에 있다. 조선 세조 때 사육신으로 일컬어지는 박팽년, 성삼문, 이개, 유성원, 하위지, 유응부 등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 1972년 기초공사를 시작해 1981년 완공한 건물로 외삼문'삼충각'숭절당 등이 있으며, 사육신의 행적을 기록한 육각기념비도 있다. 그 옆에 있는 태고정은 박팽년의 후손 박일산이 창건한 99칸짜리 종택의 일부분. 임진왜란 때 불 타고 태고정만 남은 것을 후대에 증축했다. 사육신 중 유일한 혈손인 박일산의 후예들은 매년 육신사에서 사육신 제사를 지낸다.

◆하목정

하빈면 하산리에 있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낙포 이종문 선생이 1604년에 세운 것으로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이 곳에 머무른 적이 있어 그 인연으로 이종문의 장자인 이지영에게 하목정이라는 정호를 써 주었다. 사랑채로 이용하는 이 정자는 동향으로 평면이 T자 모양으로 돼 있어 특이하며, 처마곡선도 부채 모양의 곡선으로 특이한 팔작지붕의 건물이다. 내부에는 김명석, 남용익 등 많은 명인들의 시액이 걸려 있다. 집 전체의 모양은 정자형으로 돼 있다.

◆남평 문씨 인흥 세거지

화원읍 본리리에 있는 남평 문씨의 집성촌. 고려말 중국에서 목화씨를 가져 온 문익점의 9대손인 문세근이 500여 년 전 경기도 파주에서 대구로 옮겼으며, 1840년쯤 문세근의 9대손인 문경호가 인흥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국내 유일의 대가족 중심의 대규모 집성촌이 형성되었다. 살림집 아홉 집이 우물정자형에 가까운 구도 속에 가지런히 앉아있다. 빼어난 주변 경관 속에 200~300년 묵은 소나무, 회화나무, 은행나무 등 노거수와 70여 채 250칸을 헤아리는 전통와가가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달성군 논공읍 하리와 고령군 개진면 인안리를 잇는 보로 낙동강을 항해하는 뱃머리를 형상화했다. 전체 길이는 580m, 높이는 9.5m로 최적의 유량조절이 가능한 회전수문을 갖추고 있다. 달성보에 설치된 가동보는 원반부를 회전시켜 수문을 개폐하는 회전식 수문으로 평상시는 직립해 월류시키고 홍수시에는 아래쪽으로 내려 전량 통수시킨다. 보 건설에 맞춰 오실나루터와 도동나루터를 복원하고 어도관찰실, 수달습지, 생태탐방시설 등도 조성됐거나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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