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가 인기다. 다양한 소재를 통해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큰 즐거움을 안겨준다. 그중에도 '감사합니다~' 코너가 좋다. 개그맨 3명이 벌이는 율동과 노래는 중독성이 있다고 할 정도로 인기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탱큐, 중국어 셰셰, 일본어로 아리가토라고 하지요.' 그다음에 이어지는 대사도 멋있다. '이 세상에는 감사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그 모든 일에 감사합니다~.'
단순한 개그 대사가 아니다. 현대인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말이 아닐까. 우리는 감사한 마음을 잊어버린 채 살아간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도 고마워할 줄 모른다. 자신이 잘났기에, 열심히 노력했기에 성공한 줄 안다. 그러나 인간은 타인에게 의지하고 기대며 살아가는 존재로 만들어졌다.
포스코엠텍은 지난해 초부터 직원들에게 하루에 감사한 일 5개를 작은 노트에 기록하도록 한다. 직원들은 처음엔 하루에 감사한 일 1, 2개를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매일 집과 회사만 오가는데 뭐 그리 감사할 일이 많겠느냐는 반응이었다. 한 직원은 1년 가까이 찾다 보니 세상에 감사할 일이 그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다고 했다. "주위의 작은 일, 동료의 행동 하나, 가족들의 말 한마디까지 모두 감사의 대상이 될 줄 몰랐어요." 이 직원의 어제 노트에는 '술 먹은 다음 날 머리가 아프지 않은 것' '아빠 다녀오세요, 하는 아이들의 인사 한마디' '아침을 차려준 부인의 고마움' '아침 회의시간에 술냄새를 풍기는데도 내색하지 않는 상사' '썰렁한 농담을 했는데도 즐겁게 들어준 동료들'이 적혀 있었다. 그들의 시각으로 보면 세상은 온통 감사할 일로 가득하지 않은가.
자료를 찾아보니 그 옛날부터 감사에 대한 정의를 내려놓은 사람들이 많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상쾌한 과실은 감사다'(메난드로스), '그 사람이 행복한가는 감사의 깊이에 달려 있다'(존 밀러), '감사하는 가슴의 밭에는 실망의 씨가 자랄 수 없다'(피터 쉐퍼). 결국 감사한 마음이란 자신의 삶에 대한 긍정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다. 감사는 자신에게 최고의 항암제고 해독제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면 사회가 더 맑아지지 않겠는가.
독자 여러분들도 새해부터는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병선 동부지역본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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