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할 2012년

입력 2011-12-31 09:38:12

2012년 새해다. 1년 계획을 세우고, 밝은 희망만을 이야기해야 할 새 아침이지만 올해는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 경제 위기로 시작한 세계적인 불황은 유럽까지 휩쓸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북한에는 김정은 체제가 들어섰다. 앞으로 1년 동안 북한의 움직임은 국내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도 상당한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이념이 서로 맞부딪치며 사회적'정치적 혼란기를 겪는 가운데,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 선거로 말미암아 1년 내내 선거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총선과 대선

올해는 4월 국회의원 선거와 12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양 선거에서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지난해 정치권을 흔든 '안철수 현상'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이다. '안철수 현상'은 정치에 무관심한 청'장년층이 정치에 관심을 두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올해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선거 운동이 가능해져 젊은 층의 정치 참여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 그들의 정치 참여는 고질적인 지역 갈등이나 정치 불신을 깨고 새 정치, 열린 정치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점에서 올해 치러질 양 선거는 지역 구도나 당리당략이 아닌 인물을 뽑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또한 정당도 철저한 인물 중심 공천을 통해 정치 혁명을 이뤄야 한다. 구태의연한 공천을 하거나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이념 논쟁과 지역 갈등을 부추긴다면 더 이상 정치가 설 땅이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대구'경북으로 보아서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지방분권, 남부권 신공항 추진, 대구'경북 경제통합 문제 등 지역의 사정을 잘 알고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권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선거철마다 되풀이하는 특정 정당 싹쓸이의 재연은 지역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서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가장 큰 과제는 경제 위기 극복

지난해 서민의 삶은 고단했다. 고물가에 취업난이 겹치면서 경제고통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로 높았다. 불행하게도 올해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오랜 불황에다 유럽 재정 위기까지 겹쳐 세계 금융 시장이 불안하다. 고용 사정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의 예상으로는 올해 신규 취업자가 28만 명에 그쳐 현재 20%가 넘는 청년 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경기 불황, 물가와 실업률 상승이라는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는 셈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 운용의 우선점을 철저하게 물가 안정에 바탕한 서민 경제 안정에 두어야 한다. 또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확고히 인식해야 한다.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으로 물가도 고용도 놓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정책 기조하에 경기 하강에 대응한 재정의 선제 투입 등 위기 관리 대책을 자세히 다듬어야 한다. 기존의 청년실업, 고용 안정, 일자리 창출 등 기존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체감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3대 세습 체제의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사망 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남북문제도 큰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김정은 체제는 '선군정치' '강성대국'을 주창한 김정일 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새 지도 체제가 들어섰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변화이자 기회일 수 있다. 현재 남북 관계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으로 경색됐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남북 및 북미 대화가 다시 열리면서 유화 국면으로 들어섰다.

이에 따라 6자회담 재개를 통해 북한의 핵 개발을 억제하고 한반도의 안정을 이루는 것이 실현 가능한 과제가 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주도적으로 남북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5'25 대북 제재나 금강산 관광 중단 등 풀리지 않은 현안들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보다 당사자인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한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도 얽히고설킨 대학 입시나 심각한 학교 폭력, 계층 간 빈부 갈등 등 풀기가 쉽지 않은 문제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전쟁과 독재를 이겨냈고, IMF 구제금융까지 의존해야 했던 경제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했다. 겉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위기를 거침없이 해결할 수 있는 숨겨진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 힘은 고통을 함께하고,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배려에서 나온다. 이러한 우리의 힘을 국민 개개인이 함께 믿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2012년은 모든 어려움을 가볍게 넘기고,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일류 선진국에 올라서는 원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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