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복 "고맙다! 공무원"…공공기관 절전 방한용품 불티

입력 2011-12-31 08:20:25

'추워진 사무실, 불티나는 내복.'

공무원 이모(43'여) 씨는 지난 주말 백화점 쇼핑을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발열내의를 사기 위해 한 속옷매장을 찾았지만 물건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2, 3일 후에 발열내의가 다시 들어온다는 얘기를 듣고 예약을 해두고 왔다. 이 씨는 "사무실이 너무 추워 내복을 입을 생각"이라며 "사무실 직원들이 내복은 기본이고 수면양말을 신고 근무할 정도"라고 말했다.

절전을 위해 12월 15일부터 공공기관 등의 실내 온도가 18℃ 이하로 제한되면서 사무실이 추워 내복, 양말 등 방한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2월 이들 제품의 판매량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30% 이상 증가했고 기능성을 갖춘 일부 상품은 물량 부족으로 매장에서 품절 사태가 빚어질 정도다.

특히 여성 내복의 경우 판매 신장률이 5% 정도에 그쳤지만 남성 내복은 40% 이상 급신장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마 직장인들의 구매가 많다 보니 남성 내복 구매 고객이 크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핫팩이나 수면양말, 겨울용 슬리퍼 등 방한용품도 20%가량 판매가 늘었다. 긴 장갑에서 손가락 부분은 노출시키는 손목워머의 경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배나 급증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따뜻하면서도 손가락은 자유로워 컴퓨터를 많이 이용하는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무실에서 개인전열기구 사용이 제한되면서 전열기구 판매는 줄었다. 12월 대구지역 대형마트에서 전기온풍기, 전기히터 등 전열기구 판매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가량 줄었다. 대신 석유나 가스를 이용하는 히터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한 구청 공무원은 "사무실에 앉아있으면 신발을 신고 있어도 발이 시릴 정도"라며 "개인전열기구를 사용할 수 없어 내복을 입는 직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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