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농산물, 유기농 둔갑시켜 폭리"
중국도 경제가 발달하면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먹거리 중 유기농산물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유기농은 일반 농산물보다 가격이 수십 배나 비싸지만 건강에 좋고 안전하다는 이유로 선호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중국의 유기농산물은 신흥 산업으로 각광받으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해 일반 농산물을 유기농으로 둔갑시켜 소비자들로부터 폭리를 취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국가표준법'에 따르면 유기농산물은 유기농 생산 방식에 의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즉 생산과정 중에서 농약, 화학비료, 생장조절제 등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유기농산물인정기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오염되지 않은 농산물임을 보증받아야 한다.
산둥성(山東省) 지난시(濟南市)의 까르푸 등 대형마트에 가면 유기농산물 전문매장을 차려 놓고 시금치, 부추, 오이 등 수십여 종의 유기농산물을 팔고 있다. '중국유기농산물'이라는 인증서를 단 유기농 시금치(600g)는 25위안, 유기농 부추(600g)는 40위안으로 일반 농산물보다 수십 배나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지난시의 경우 11개 대형마트에서 하루 2t여의 유기농산물을 팔고 있다. 판매자들은 '천연, 건강, 무(無)오염, 무(無)농약'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지난시의 대형마트에서 파는 유기농산물은 인근 재배농장에서 들여오고 있는데 모두 농약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곳 농장주들은 "농약을 살포하지 않으면 벌레가 먹어 농약을 치지 않는 농장은 거의 없다"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것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유기농인정서와 농약잔류검사서를 부착해 대형마트에 내놓고 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할까. 유기농산물회사는 유기농 농장주에게 5만~6만위안의 인증료를 들여 인증받게 한 뒤 채소농을 고용해 재배를 시킨다. 이후 이 농산물을 사들여 유기농산물표지를 부착해 대형마트 등 시장에 내놓고 있다. 특히 유기농산물 재배농은 수확 20일 전에는 어떤 농약도 살포하지 않는 눈가림으로 농약잔류검사를 통과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 한 재배농은 "농약잔류검사 통과 수수료 7천위안을 내면 중국 내에서는 어떤 검사도 통과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재배된 농산물은 유기농으로 둔갑해 귀하신 몸값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600g에 1위안짜리 시금치가 25위안으로 폭등해 팔려나가고 있다. 판매자들이 가짜를 진짜로 만들어 폭리를 취하는 농산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가격 또한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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