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생각
눈 내린 겨울 연밭은 어떤 모습일까?
도로의 눈들은 햇살에 녹기도 하였지만, 오부실에는 눈이 아직 그대로이다.
꽁꽁 언 오부실 위 하얀 눈이 햇살에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다.
금방 빻은 쌀가루 같기도 하고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빛을 발하고 있다.
아무도 밟지 않은 곳을 바라보기만 해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다.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아주 크게 들린다.
고즈넉한 시골 그 고요 속에 울리는 뽀드득뽀드득 소리,
어떤 음악 소리가 이것보다 더 맑게 들릴까 싶다.
말라버린 연들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 추운 겨울을 잘 이겨 내야만 또 좋은 연들을 만들어 낼 것이기에 이 겨울에도 묵묵히 있나 보다.
부부일까? 쌍둥이일까? 가로등이 불 밝히고 있는 모습 같기도 한 연이,
하얀 눈 위에 묵묵히 고개 떨구고 상념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우리를 기다리는 건 아니겠지. 내년에도 꼭 와서 봐주길 기대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경북 청도 오부실에서
한명희 gksaudgml0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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