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 '작은 이변'…경산, 시지 눌렀네

입력 2011-12-28 10:24:57

대구 부동산 업계에서 '시지 누른 경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동화주택이 수성구 사월동에서 분양한 '시지 동화 아이위시'가 초라한 청약 성적을 거둔 반면 이달 분양한 달구벌대로 남편에 위치한 경산 중산동 서한의 펜타힐즈 이다음 단지는 예상 밖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때문이다.

실제 동화 아이위시 단지(352가구)는 1순위 청약에서 고작 20명이 신청했고 3순위를 합쳐 겨우 1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펜타힐즈 단지(784가구)는 1순위에서 800명이 넘게 청약해 전용면적 기준 59㎡B, 84㎡A, 118㎡형이 마감됐고 1순위에 미달된 일부 타입은 3순위에서 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전 접수분을 합치면 청약신청자 수가 무려 4천 명을 넘어섰다.

두 단지가 비교 대상이 되는 것은 동화 아이위시와 펜타힐즈 단지의 주력이 모두 최근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30평형대인데다 달구벌 대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해 있기 때문.

동화가 발코니 확장 비용을 추가로 받는 것을 제외하면 30평형대 분양 가격도 2억3천만원 중반대로 비슷하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경산이 시지와 경계를 접해 동일한 생활권이지만 수성구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두 단지의 청약 결과는 상당히 예상 밖"이라며 "지역 주택 시장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실수요자들이 행정구역보다는 생활권 위주의 선택을 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단지 주변으로는 경부선이 통과한다.

하지만 펜타힐즈 단지는 동편으로 경부선이 통과해 사월동과 같은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동화 아이위시 단지는 서편에 경부선이 있어 시지와 단절돼 있다. 즉 행정구역은 시지와 경산으로 구분되지만 경부선을 기점으로 한 생활권은 동화는 경산, 펜타힐즈는 수성구 생활권이다.

펜타힐즈 단지 관계자는 "이마트가 단지와 인접해 있고 달구벌 대로를 기점으로 남편에 위치한 사월동 아파트 시세가 북편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며 "결국 실수요자들이 행정구역보다는 생활권이 어디인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화는 펜타힐즈 단지 분양에 맞쳐 달구벌 대로변에 '당신의 주소는 수성구입니까'라는 자극적인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펜타힐즈 수요자의 발길을 크게 끌어오지는 못했다.

반면, 시지 동화 아이위시 단지는 주변 단지 대비 분양가격이 높고 초기 마케팅 실패가 올해 대구지역 분양 단지로 낮은 청약률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5년 전 분양한 주변 단지 30평형대 시세가 아직 2억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지만 동화 아이위시는 소형 단지에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점 등을 감안할 때 분양 가격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동화와 같은 6월에 분양한 달서구 감삼동 삼정 브리티시 용산 단지는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은 2억3천400만원에 분양해 767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1천268명, 3순위에서 2천237명이 몰려 4.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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