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맞는 지구촌..설렘 속 경제난 반영

입력 2011-12-24 18:14:22

성탄절 맞는 지구촌..설렘 속 경제난 반영

올해도 지구촌 곳곳에서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펼쳐질 예정이지만, 아직 경제난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나라들은 다소 '서글픈 성탄절'을 맞게 됐다.

올해 경제위기 직격탄을 맞은 그리스에서는 '산타클로스 우체국'이 문을 연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실직한 가족에게 일자리를 선물로 달라는 소원 편지들이 접수됐다.

에게 섬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마리아는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올해는 제게 아기 기저귀 2통, 우유, 고무젖꼭지 그리고 언니에게 직장을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적었다.

신화통신은 재정위기에 직면한 그리스 정부가 올해 긴축정책을 단행하고 직장에서도 임금 삭감이 이뤄지면서, 평소라면 장난감을 받고 싶었을 어린이들이 생필품을 선물로 달라는 웃지 못할 풍경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비판해온 영국의 런던 점령 시위대는 성탄절을 런던 세인트폴 성당 앞에서 보낼 수 있게 됐다.

시위대의 야영지 철거 문제를 맡은 고등법원의 키스 린드블롬 담당 판사는 내년 1월11일까지 철거에 대한 판결을 내리지 않겠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위대에 즉각 퇴거명령을 내리라는 런던 금융계의 '시티 조합'측 요청에도 린드블롬 판사가 이 기한까지 판결을 유보, 시위대는 성탄절에도 세인트폴 성당 앞에서 농성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연례 성탄절 연설을 위해 손수 원고를 준비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25일 오후 3시에 방영될 연설에서 '가족'의 가치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영국 왕실이 윌리엄 왕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을 새 식구로 얻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년 6월이 여왕 즉위 60주년인 만큼 15개 영연방 국가들이 공유하는 '유대감, 가치, 목표'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AFP는 전했다.

한편, 아기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에서는 수많은 순례자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올 성탄절 행사는 24일 파우드 트왈 예루살렘 총대주교가 8km에 이르는 예루살렘~베들레헴 코스를 자동차 행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스라엘 당국은 올해 약 9만명의 순례자가 베들레헴을 방문해 요르단강 서안지구까지 관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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