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괴롭힘 중학생 자살…해당 학교장 '직위 해제'

입력 2011-12-24 08:45:37

전교생 대상 외부 심리검사…문제 교사 있으면 추가 징계

급우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중학생 A(13) 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본지 22일자 4면 보도)과 관련, 해당 학교장이 직위 해제됐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3일 해당 중학교 법인 이사회는 학생 지도에 대한 과실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학교장에 대해 직위 해제를 결의했다. 또 공석이 된 교장직은 교감이 직무 대리하도록 하고 외부기관에 의뢰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측정을 위한 심리검사를 실시해 이를 바탕으로 상담 치료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22일 오후 시교육청이 학교법인 측에 관련자를 강하게 징계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 시교육청은 경찰 조사가 마무리된 뒤 바로 자체 감사에 착수, 학생 관리에 문제점이 드러난 교사가 더 있을 경우 추가 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다.

또 학교 측과 별도로 이 학교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진행하면서 학교 폭력과 자살 예방교육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 교장 체제로는 이번 사태 수습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 우선적으로 징계를 요구한 것"이라며 "나머지 교사들에 대해서는 자체 감사 후 학교법인 측에 별도로 징계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A군 사건을 조사 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24일 A군의 삭제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복원한 결과 가해 학생들이 A군에게 300여 통 이상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문자 메시지는 가해 학생들이 자신의 집에서 A군에게 보냈고, 이 중 일부는 '협박과 지시'를 담은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경위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23일 가해 학생 2명으로부터 협박과 구타의 시기와 장소, 구체적인 행위 등을 조사한 결과 두 학생이 일부 사안에 대해 엇갈리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24일 오후 두 학생을 다시 불러 대질 심문을 벌일 계획이다. 경찰은 "22일 유서 내용의 전체적인 부분을 조사했고, 23일은 구체적이고 상세한 진술을 받았다"며 "하지만 특정도구를 사용해 A군의 목을 감는 등 강압행위를 누가 주동했는지 여부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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