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그리스 신전에서 인간의 길을 묻다

입력 2011-12-24 07:01:45

그리스 신전에서 인간의 길을 묻다/스티븐 버트먼 지음/이미숙 옮김/예문

그리스 신화에는 신을 닮은 인간이 아닌 '인간을 닮은 신'의 이야기를 창조했던 역사상 유래 없는 문명, 옛 그리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신화 속 인간과 신의 피가 반반씩 흐르는 영웅들은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신이 깃들어 있다"는 믿음의 반증이기도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진정한 종교가 '인간'이었으며 그 종교의 목적이 '자기실현'이었다는 사실은, 자기계발이란 화두를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놀라움과 그리스 신화에 대한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그리스의 황금문명을 만들어낸 창조와 성취의 원천, 탁월한 정신의 DNA를 독자에게 이식해주는 책이다. 책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우리 안에 숨겨져 있던 '신의 선물'-아테나의 지성, 아폴로의 직감, 디오니소스의 창조력, 아프로디테의 열정과 헤라클레스의 의지가 깨어난다.

여덟 개의 높은 기둥이 지금까지 파르테논 신전 입구 통로를 받치고 있듯, 창조적이고 지속적인 그리스 문명의 힘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여덟 가지 지혜의 기둥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창조와 성취의 원동력이 된 여덟 가지 지혜를 소개하며, 이를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재조명하고 분석했다.

신화와 고전 이야기뿐 아니라 관련된 명화를 풍부하게 실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자기실현의 지혜'란 관점에서 재조명된 이야기들은 그리스 신화에 익숙한 독자에게도 새롭고 신선하게 읽힌다.

매장된 도시와 버려진 사원의 잔해, 부서져가는 필사본에 담긴 채 4천 년의 세월을 건너온 그리스의 신화와 고전은 단순히 잘생긴 남신과 여신들의 연애담이나 영웅담이 아니다. 그들은 신화 속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불어 넣었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덧없다. 때문에 헛되이 보내기에는 너무나 소중하다. 319쪽, 1만6천500원.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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