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22일 한 해 1억 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자료를 내놓았다. 그러나 그 자료는 고소득자일수록 자신의 소득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되레 떨어지는 현실을 드러냈다. 나눔에 인색하고 익숙하지 않은 우리 부자들의 낮은 기부 문화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콩 한 조각도 나눠 먹는다'는 전통적인 나눔과 베풂의 미학이 고소득층에선 희석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을 갖게 한 자료였다.
2011년판 국세 통계 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총급여액 1억 원 초과자는 2007년 16만 3천300명에서 매년 증가하면서 2010년 27만 9천700명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해 경우 2009년(19만 6천500명)보다 무려 42.3%나 급증해 전체 근로자들의 1.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높은 소득이라 해서 기부금을 늘린 것은 아니었다. 소득과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8천만~1억 원 이하 소득자의 기부금 차지 비율은 2.08%였다. 4천만~8천만 원 이하 소득자 경우는 2.02%였다. 이에 반해 1억~5억 원 이하 소득자는 1.92%, 5억 원 이상은 1.62%였다. 높은 소득일수록 전체 소득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되레 줄어든 것이다. 고소득자들이 연말정산 때 세금 공제 혜택 매력에도 불구, 기부를 늘리기보다는 다른 용도로 주로 소득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고소득자들의 인색한 기부로 1억 원이 넘는 근로자들의 총소득에서 차지하는 기부금 비율은 이들과 전체 소득에서 비교조차 할 수 없이 낮은 1천만~4천만 원 이하 소득자의 기부금 비율인 1.44%와 비슷한 정도에 그쳤다. 그만큼 고소득자들의 기부는 형편없는 수준이란 방증이다. 심지어 1천만 원 아래 소득의 근로자들조차 소득에서 0.71%를 기부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고소득자들이 나눔과 기부에 얼마나 쩨쩨한지를 알 수 있다.
연말 얼굴 없이 억대를 기부한 노부부 이야기를 비롯해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재산과 성금을 내놓은 사람들의 훈훈함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국세청 자료에 나타난 고소득자들의 인색한 기부 현실은 씁쓸함을 더해 주고 있다. 대대로 나눔의 삶을 실천한 경주 최부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널리 퍼지길 기대해 본다. 나눔으로써 받는 기쁨과 즐거움은 어떤 보상보다도 훌륭한 것이라는 사실도 확산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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